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최고위는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 축하와 어버이날을 맞아 어버이 은혜를 되새기는 발언 등 화기애애하게 시작됐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오늘 최고위원회의에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가 처음 참석했다”며 “관록의 4선 의원이고 원내 대표부 경험도 풍부하신 분이어서 아주 든든하다.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께 효도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와 최고위원들과 손발 맞춰 튼튼하게 뒷받침하겠다”면서 “분열하면 이기는 정당을 만들 수 없다. 분열이 아니라 통합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분열의 전조가 울려퍼졌다. 4.29 재보궐 선거 참패 후 문재인 대표 사퇴를 주장했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제 발언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당내 문화, 패권주의를 타파해야 하는가”라며 “저는 패권주의의 또 다른 이름이 비공개, 불공정, 불공평이라고 생각한다. 선거에 패배하고 나서도 지도부가 그대로 있는 것도 불공평이라고 생각했다”라며 다시금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최고위원은 “공개, 공정, 공평 다 좋은데, (주 최고위원이) 사퇴할 것처럼 해놓고 공갈치는 게 더 문제”라면서 “단결하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맞받아쳤다.
그러자 다시 주 최고위원이 “공개석상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치욕적”이라며 ”지금까지 제 발언에 대해서 (정 최고위원이) 사사건건 SNS를 통해서 비판해왔지만 참았다. 제가 아무리 무식하고 무능해도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에게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이어 주 최고위원은 “나는 사퇴한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문재인 대표가 회의장을 나서는 주 최고위원을 급하게 붙잡았으나 막지 못했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이 주 최고위원을 따라 나갔고, 문 대표도 뒤를 이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유승희 최고위원은 어버이날을 맞아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유 최고위원은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어르신들께) 노래 한 자락 불러드리고 왔다”며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라는 ‘봄날은 간다’는 노래 한소절을 불렀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어버이날 민망한 자리되어서 죄송하다”고 했고, 추미애 최고위원은 ”지도부니까 갈등을 성숙하게 풀어야 한다. 지금의 이 모습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고 보인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정정래 최고위원은 최고위를 마친 뒤 “주 최고위원이 문 대표를 비판하는 것도 자유고, 제가 옳지 못한 주 최고위원을 비판하는 것도 자유”라며 “사과할 의향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임수 기자 im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