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역비리에 연루된 탤런트 송승헌이 지난 20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모습(왼쪽). 수염도 깎지 않은 모습이 초췌해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 ||
이들을 조사한 담당 경찰들을 통해 수사 뒷얘기를 전해 들었다.
지난 21일 오후 5시 인천공항 F입국게이트 안. 이날은 송승헌이 호주에서 입국해 경찰조사를 받은 날이다. 서울경찰청 수사계 형사 3명은 이날 공항에 1시간여 전부터 나가 송승헌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병역비리 사건이 터지고 자신의 이름이 언론에 공식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을 때 송승헌은 호주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중이었다.
드디어 송승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소속사 관계자들과 경찰 사이에서는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임의동행’이냐 ‘자진출두’냐의 여부를 두고 소속사에서 불만을 표시했던 것. 이날 경찰들이 공항에 나와 있었던 것에 대해 송승헌의 소속사 포이보스 김광수 대표는 “예정보다 귀국을 앞당기고 이미 호주에서 자진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경찰이 게이트 안에서 연행 형식으로 임의동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재 도중 새로이 밝혀진 것은 이미 송승헌이 호주에 출국하기 전 경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즉 송승헌 본인이 ‘수사대상’에 올라있다는 사실을 호주로 떠나기 전 알고 있었다는 것. 이는 이번 병역비리 사건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8월 말께의 일이다. 즉 송승헌이 지난 16일 호주 현지에서 보낸 자필 편지를 통해 현지에서 자신과 관련된 뉴스를 들었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내용.
송승헌은 당시 편지에서 “제가 호주에서 이런 글을 통해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서도 의아하게 받아들이실 줄 안다”며 “저는 8일 호주에 도착해 그날 오후 한국에서 이번 사건에 제가 연루돼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얘기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이 입수한 이번 병역면제 사건의 브로커 우모씨의 ‘수첩’에는 송승헌의 이름과 본인의 휴대폰 번호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이 번호로 전화를 걸어 정황을 설명했고, 직접 전화를 받은 송승헌은 “지금 강원도에서 CF 촬영중”이라며 “소속사와 상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송승헌은 공항에서 서울경찰청까지 가는 동안 차에 동승했던 담당 경찰과도 몇 마디 얘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송승헌은 ‘호주에서 여기저기 전화로 아는 형들과 상의했고 빨리 귀국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는 말을 했고, 곁에 있던 매니저도 ‘본인이 직접 결정한 일’임을 강조했다고. 그러나 당시 동승했던 경찰이 “그전에 전화를 이미 받지 않았느냐”고 묻자, 송승헌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이날 송승헌은 4시간여 경찰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조사에 응하는 송승헌의 태도는 매우 공손했다고 경찰들은 전한다. 송승헌의 조사를 직접 담당했던 한 경찰은 “사람이 참 착한 것 같았다. 모든 내용에 대해 전부 시인했고,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고 전했다.
또 송승헌은 경찰들에게도 상당히 매너있게 대했다고 한다. 다른 사무실에 있던 한 경찰이 다가와 아이에게 가져다준다며 ‘사인’을 요청하자 그 상황에서도 성의 있게 응해 주었다고.
당시 송승헌이 저녁식사로 먹은 음식은 경찰청 근처의 일식집에서 주문을 시킨 ‘알탕’이었다. 경찰이 일일이 메뉴를 불러주었고 그 중에 ‘알탕을 먹겠다’고 메뉴를 고른 뒤, 식사가 끝난 뒤에는 담당 경찰에게 마실 물까지 직접 떠다주었다고 한다. 식사 시간을 포함해 4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은 송승헌은 집으로 돌아갔고, 현재 집에서 칩거중이다.
“입대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일로 이미 배우로서는 엄청난 타격을 입은 상황. 과연 앞으로 그의 연예계 활동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