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대(왼쪽), 박준형 | ||
KBS 공채 4기인 박승대는 13기 박준형의 공채 선배다. 두 사람이 함께 일을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으로 박승대가 대학로 소극장 창조골에 자리를 잡고 개그극단을 시작할 무렵이다. 당시 박승대와 함께 시작한 이들은 공채 후배인 박준형 김현기 이승환 등이었다. 하지만 좀처럼 인기를 끌지 못한 이들의 공연장 객석은 늘 비어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박승대는 극단을 박준형에게 맡긴 뒤 한동안 대학로를 떠났다.
극단을 인수한 박준형은 그로부터 2년 반 동안 홀로 창조골을 지켰다. 힘겨운 시간의 마침표를 찍게 된 계기는 2001년 결성한 ‘갈갈이 삼형제’의 공전의 히트였다.
관객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다시 박승대가 합류했다. 박준형에게 물려줬던 극단 운영권을 돌려받은 박승대는 창조골을 갈갈이홀로 개명하고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 들어갔다. 가장 큰 성과는 KBS에 이들의 <개콘> 출연을 가능케 한 것.
이후 박준형을 위시한 갈갈이 패밀리는 박승대 계보의 주력이 되어 전성시대를 누리게 된다. 하지만 어차피 갈 길이 달랐던 이들은 지난 2003년 11월 결별 수순을 밟게 된다. 박승대가 대학로를 떠나 있던 2년 반 동안 스스로 갈갈이 패밀리의 기초를 닦은 박준형은 이미 한 계파의 수장이 될 만한 거목으로 성장해있었던 것. 법적 계약 기간이 더 남아 있었지만 박승대는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깨끗하게 갈갈이 패밀리를 보내주며 이들의 앞날에 박수를 보냈다.
이미 신인 개그맨을 여럿 양성해 놓은 박승대는 결별 한 달 만인 2003년 12월, 31명의 신인으로 구성된 ‘I-패밀리’를 결성했다. 그리고 2003년 4월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8개월 동안 제자리를 찾지 못하던 <웃찾사>에 이들이 긴급 수혈됐다.
반응은 금방 왔다. 그리고 채 1년이 안 되는 짧은 시간 만에 <웃찾사>는 <개콘>을 따라잡는 데 성공해 드디어 진정한 자웅을 겨루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창조골’에서 ‘갈갈이홀’로 이름을 바꾼 대학로 소극장은 양대 계파의 결별 이후 다시 이름을 ‘박승대홀’로 바꿨다. 출연진은 <웃찾사>의 I-패밀리를 주축으로 한 신인들이다. 그러는 사이 박준형 역시 2004년 4월 대학로에 소극장을 인수해 갈갈이홀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갈갈이 패밀리라는 극단을 설립했다. 이곳 역시 <개콘> 멤버인 갈갈이 패밀리와 신인들이 조화를 이뤄 방송가의 시청률 경쟁을 대학로 관객 경쟁으로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