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후면 던질 수 있다” 희소식
류현진이 22일 LA 컬란 조브 정형외과 클리닉에서 팀 주치의인 닐 엘라트레체 박사의 집도로 성공리에 왼쪽 어깨 수술을 마치고 퇴원했다. 연합뉴스
류현진의 수술을 담당한 다저스 주치의 닐 엘라트레체 박사는 “관절내시경으로 진단한 결과 관절와순 파열이 발견돼 간단한 봉합 수술과 청소를 했다”며 “류현진의 부상 정도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발표한 바 있다. 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도 “엘라트레체 박사가 확인한 것은 (류현진의 어깨 부위)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사실”이라며 “이것은 매우 좋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현진이 어깨 수술을 받을 당시 동행했던 에이전트사 보라스코퍼레이션의 태드 여 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전부터 수술에 대해선 계속 얘기가 나왔지만, 현진이가 워낙 수술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어 지금까지 통증을 참아가면서 시즌을 소화했던 것”이라며 뒷얘기를 전했다.
“현진이는 어제오늘 아팠던 게 아니다. 이전부터 계속 어깨 통증이 있었다. 강한 멘탈을 갖고 있는 터라 MRI 촬영을 하고 염증 주사를 맞아가면서 버틴 것이다. 이제 고쳤으니까 회복해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게 중요하다.”
태드 여 씨는 오히려 올 시즌 고되고 회복 효과가 더딘 재활보다는 수술을 선택한 게 더 낫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지금 현진이 나이가 스물여덟이다. 서른, 서른한 살 넘어서 수술을 했다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차라리 지금 한 게 더 낫다. 아직은 몸이 건강하고, 재활에 대한 선수의 의지가 강한 만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게 맞다.”
한편 류현진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에는 수술을 하지 않으려 했다가 기다려봐야 크게 바뀌는 게 없을 것 같아 수술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태드 여 씨의 설명처럼 수술을 결정하기 직전까지 수술을 하지 않으려 했다는 얘기다. 또한 류현진은 언제부터 통증이 심해졌느냐는 질문에 “계속 아팠고, 2012년 12월 (다저스 입단 전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MRI 검사 받을 때의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당시에도 관절와순 손상이 발견됐지만 던지는데 크게 문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고, 메이저리그에서 두 시즌을 보낸 것이다.
류현진은 한국에서의 혹사 논란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했지만 그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7년간 던진 1269이닝에 대한 부담이 어깨 손상으로 이어진 데 대해선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구속을 높이고, 장거리 원정 경기를 다니며 5, 6일 쉬고 던지는 한국과 달리 4, 5일 쉬고 등판해야 하는 시스템 적응을 위해 그가 얼마나 고단한 생활을 했을지는 충분히 짐작되는 부분이다.
이제 류현진의 어깨 부상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수술로 정리가 됐다. 앞으로의 문제는 재활을 통해 류현진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는지 여부다. 이에 대해 각 언론마다 정형외과 전문의의 소견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양산하고 있지만, 류현진의 어깨 상태를 직접 확인한 다저스 주치의 닐 엘라트레체 박사는 류현진에게 “4개월 후면 공을 던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얘기를 전했다는 후문이다.
류현진이 기자회견을 마친 이후 돈 매팅리 감독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우린 그동안 류현진에 대해 희망을 가졌다. 그런데 갑자기 후퇴했다”면서 “류현진과 같은 선수를 찾아내긴 어려울 것이다. 난 그의 대체 선수를 찾는 게 고민스럽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나타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