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 한국문화원 주최로 5.28 개막, 양국 사진가가 담은 두 도시의 일상
[일요신문] 이동로기자 =서울과 부다페스트의 거리와 일상을 보여주는 사진전이 5월 28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다. 한국과 헝가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양국의 사진가가 서울과 부다페스트를 각각 방문하여 서로 다른 시선으로 촬영한 사진을 모아 마련된 전시회다.
거리 사진으로 잘 알려진 한국의 사진가 김진석씨(41세)와 헝가리의 중견 사진가 사츠마리 게르게이씨(Szatmari Gergely, 49세)가 양국의 수도인 서울과 부다페스트에 2015년 4월부터 5월초까지 10일~30일간 머물면서 자신만의 시각과 주제의식으로 사진작업을 진행했다.
오는 28일 부다페스트의 사진전문 전시장인 카르톤 갤러리에서 개막되는 전시회에는 ‘두 도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모두 40여점의 사진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 사진전은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이 추진하고 있는 양국간 문화교류 사업의 하나로 추진되었다.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이제까지의 교류전은 작가들이 이미 작업한 작품들을 전시회 테마에 맞게 선별하여 전시된 것이라면, 이번 전시회는 작가들이 미리 하나의 주제 하에 서로 상대국 도시를 방문하여 작업한 결과라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전시회”라고 밝혔다.
한국 사진작가 김진석(41)씨는 4월 10일부터 1개월여 동안 부다페스트에 머물며 헝가리인들의 일상과 거리의 풍경을 담았으며, 헝가리측 작가인 사트마리 게르게이 (49)씨는 3월말부터 4월 초까지 약 10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동대문, 홍대, 강남 일대의 서울의 모습을 담아냈다.
김진석씨는 10여년 동안 사진기자로 일했으며 파리, 바르셀로나, 제주 올레길 등 거리에서 찍은 사진을 담아 <걷다 보면>, <폴링인 바르셀로나> 등 7권의 사진집을 펴낸 바 있다. 그는 이번 작업에 대해 “부다페스트에서 본 사람들의 첫인상은 서유럽과 다르게 다소 무뚝뚝하고 딱딱해 보였다. 하지만 아름다운 18세기풍의 거리를 거닐며 만난 무수한 사람들의 표정은 그것이 나의 오해라고 말해주는 듯 했다. 양국의 모습을 그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닌 낯선 이의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매력이라고 생각하여 참여하게 되었다”며 이번 사진전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헝가리 작가 사트마리 게르게이 Szatmari Gergely (사트마리가 姓) 씨는 상업예술가로서 시작하여 현재는 자신의 작품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헝가리의 중견 사진작가이다.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이야기가 있는 사진”을 찍고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서 다수의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현재 헝가리의 최고 디자인 학교인 국립 아트디자인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미국의 게으름뱅이들> 등 3권의 사진집을 펴내기도 했다.
지난 해 일본을 방문해서 사진작업을 한 바 있는 사트마리씨는 부산 2014 아트쇼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하여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사트마리씨는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 물리적인 거리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 곳은 나에게 다른 의미에서 친숙한 공간이었고 매우 쿨한 도시와 도시민들의 모습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서울은 쿨한 도시”라며 자신이 본 서울의 모습을 전했다.
두 작가의 사진은 1개월간의 부다페스트 전시를 거쳐 2015년 10월 경 서울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헝가리 문화원 관계자는 “세계적인 사진가 그룹 ‘매그넘 포토스’의 창립자인 로버트 카파의 고향이자, 안드레 케르테스 등 유명 사진작가를 다수 배출한 헝가리에서 개최하는 본 행사가 두 나라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양국의 관객들이 사진 예술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