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한화가 너무했다? 정답은 없고 뒷말만 무성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미국의 한 야구 전문지는 선수가 지켜야 할 에티켓 10가지를 정리한 적이 있다. 야구 규칙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오랜 역사를 통해 전해 내려온 불문율이다. ①상대에게 모욕적 행동을 하지 마라 ②점수차가 많이 났을 때 앞서는 팀에선 도루나 번트를 삼가라 ③홈런을 치고 너무 좋아하거나 베이스를 천천히 돌지 마라 ④포수의 사인을 훔치지 마라 ⑤삼진을 잡은 투수는 미친 듯이 기뻐하지 마라 ⑥투수가 노히트노런 같은 대기록을 세우고 있을 때는 기습번트를 대지 마라 ⑦도루할 때 스파이크를 높이 쳐들지 마라 ⑧타자의 머리 뒤로 공을 던지지 마라 ⑨홈런을 맞았다고 다음 타자부터 일부러 맞히지 마라 ⑩상대팀 슈퍼스타를 보호하라.
한국 야구에서 흔히 말하는 불문율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그러나 기준이 모호한 게 문제다. ‘모욕적인 행동’의 기준, ‘점수차가 많이 났을 때’의 기준 등이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 좋은 사례가 지난 2013년 5월 21일 잠실 넥센-두산전에서 나왔다. 넥센이 12-4로 앞선 5회초 1사 1·2루서 당시 넥센 소속이던 2루주자 강정호가 3루 도루에 성공하면서 벤치 클리어링과 빈볼 시비로 이어졌다.
이 일을 두고 한 야구 관계자는 “보통 도루 시도를 하지 않는 마지노선을 5∼6점으로 여기기 때문에 8점차 도루는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위가 맞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경기가 5회였고 10점차도 뒤집는 게임이 나오던 시기다. 선발투수가 흔들리고 있던 상황이라 안심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고 해석했다. 이 때문에 넥센 염경엽 감독은 “메이저리그가 아닌, 한국 프로야구 사정에 맞는 우리만의 불문율을 만드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사실 정답이 없어 더 어려운 게 ‘매너’다.
배영은 스포츠동아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