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C서울 홈페이지 캡처
지난 23일 전북의 한교원은 경기중 상대 선수에게 주먹을 날려 선수 개인과 구단이 사과를 하고 징계를 내렸으며 다음날인 24일 이범영은 그라운드를 훼손해 상대의 패널티킥 실축을 유도하는 듯하는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켜 징계를 받았다. 해당 선수들의 행동은 인터넷 커뮤니티 및 축구와 K리그에 관심을 갖고있는 팬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됐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자칫 K리그 전체의 인기 저하 등을 우려하기도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의 우려와 달리 선수 본인과 각 구단은 자필 사과문, 구단 자체 징계 등의 발빠른 대처를 보였다. 이에 팬들은 완전한 용서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들의 진정성을 느끼고 이러한 대처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지난주 있었던 사과와 징계 등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적절했던 대처와 달리 팬들을 분노케 했던 사건이 있었음에도 공식적인 사과도 없이 지나가고 있는 일이 있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교원, 이범영의 사건보다 더 일찍부터 논란이 돼 왔지만 여전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주인공은 FC서울의 수비수 김진규다. 그는 지난 4월 18일 수원과의 ‘수퍼매치’에서 상대 에이스 염기훈에게 발을 높이 들어 왼무릎에 직접 가한 태클은 경고를 받았기에 차치하더라도, 같은달 26일 광주전에서 관중을 향해 욕설을 한 일은 여전히 일부 팬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김진규는 당시 원정경기로 치러진 광주와의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에서 경기중 갑자기 쓰러졌다가 일어서며 자신의 등 뒤편에서 경기를 관전하던 광주 서포터들을 향해 별안간 욕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같은 팀 소속인 이웅희마저 김진규를 제지하기 위해 손으로 입을 막았고 욕설을 들은 당사자인 광주 서포터들과 이를 지켜본 팬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김진규는 욕설과 동시에 심판에게 항의를 했는데 그 내용으로는 관중석으로부터 이물질이 날아왔다는 것이었다. 김진규는 관중석의 누군가가 자신에게 이물즐을 던졌다는 판단하에 욕설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진규는 이 사건으로 인해 많은 이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설령 관중이 던진 이물질을 맞았더라도 직접적인 욕설을 관중석에 하는 것은 프로선수답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이후 FC서울 구단과 김진규의 대처는 팬들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만들었다. 구단차원의 징계나 사과는 전혀 없었고 김진규의 개인 SNS에 짤막한 글이 게재됐다. 하지만 SNS의 글 또한 많은 이들이 받아들이기는 힘든 내용이었다. 이러한 당사자의 대처와 동시에 연맹에서도 이를 크게 짚고 넘어가지 않았다.
이러한 사태는 지난 2007년 안정환의 징계건과 비교되며 더 큰 논란을 낳았다. 당시 안정환은 2군리그 격인 R리그 경기에서 상대 서포터의 계속되는 가족을 비하하는 욕설을 참지 못하고 관중석으로 난입해 욕설을 그만둘 것을 요구했다. 이 사건 이후 연맹은 안정환에게 벌금 1000만원이라는 징계를 내린 바 있다. 물론 안정환과 김진규 사건의 정황이 조금씩은 다르지만 관중과 연계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아쉬운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존재한다.
지난 김진규의 관중석을 향한 욕설 논란이 지금처럼 시간이 흘러가면 자연스레 잊혀질 수는 있다. 하지만 한교원과 이범영이 빠른 대처로 위기를 벗어나는 상황에서 김진규와 FC서울 구단의 침묵은 K리그와 한국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