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킬러’ 청순한 그녀가 무서버~
연예인과 유흥업소. 정말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이다. 연기력이나 가창력 등 연예인 본연의 능력치보다는 이미지가 중시되는 요즘 연예계에서 유흥업소와 연관된 소문은 말 그대로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유흥업소는 연예계라는 닫힌 공간에서 살아가는 연예인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다. 그만큼 연예인이 유흥업소의 주된 고객층이라는 얘기. 열어서는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인 연예인과 유흥업소의 관계를 조목조목 살펴보도록 한다.
A양이 호스트바에 빠지게 된 계기 역시 동료 가수 B양의 영향이 크다. 연예계에서도 워낙 잘 논다고 소문난 B양은 이미 오래 전부터 호스트바 마니아로 알려져 왔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A양을 호스트바의 세계로 인도한 것. 여자 연예인은 대부분 친한 연예인들끼리 무리 지어 호스트바를 찾게 된다. 또한 가끔은 이쪽에 정통한 코디네이터나 헤어디자이너 등 여성 연예 관계자가 안내하기도 한다.
서울과 부산 지역에서 ‘선수(호스트)’로 활동하며 <호빠일기>라는 책까지 출간한 오사례씨는 “호스트바의 주요 고객층은 룸살롱의 ‘나가요 걸’이지만 연예인과 같은 전문직 종사자도 자주 찾는다”라며 “서울에 비해 업소 수가 훨씬 많고 선수들의 수준도 높은 부산으로 원정 오는 연예인도 있다”고 얘기한다.
게다가 최근에는 서울 시내의 한 유명 나이트클럽에서 호스트바를 겸업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분명 형식은 나이트클럽이나 여자 연예인이 룸을 잡으면 ‘부킹’을 가장해 ‘선수’를 넣어주는 것. 이 경우 남들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아도 돼 많은 여성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 최근 어느 성인포털사이트 기자가 이 업소에서 나오는 영화배우 C양을 취재하는데 성공했지만 “나이트클럽에 갔다 오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해 기사화하지는 못했다.
여자 연예인이 호스트바를 애용한다면 남자 연예인은 룸살롱을 즐겨 찾는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룸살롱 마담은 “남자 연예인이 룸살롱을 찾는 것은 별 문제 삼지 말아 달라”고 얘기했다. 일반 술집에 가기가 곤란한 까닭에 조용히 술자리를 가지려고 룸살롱에 오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사실 룸살롱은 남녀 구분 없이 연예인이 가장 자주 찾는 유흥업소다. 소위 ‘조폭’이 연예계와 밀접했던 시절부터 형성된 관행으로 당시에는 그들이 관리하는 룸살롱을 자주 이용했다. 지금은 ‘조폭’의 영향력을 떠나 ‘룸살롱 회식’이 일반화됐는데 이는 제작 관계자(감독, PD나 제작자 등) 내지는 소속사 간부가 격려 차원에서 연예인을 룸살롱으로 부르는 경우를 의미한다. 물론 ‘나가요 걸’도 룸에 들어오지만 질펀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다만 이런 자리에 합석한 신인 연예인이 ‘나가요 걸’에게 반해 개인적으로 즐기는 경우가 발생해 문제가 되곤 한다.
오히려 연예인들끼리 나이트클럽을 찾아 룸을 잡고 놀 때 분위기가 더욱 질펀해진다는 게 매니저들의 설명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강남에 위치한 J나이트클럽. 워낙 물이 좋기로 유명해 연예인들이 이곳을 자주 애용한다.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인 까닭에 룸을 잡고 놀 수밖에 없어 ‘부킹’ 성공률이 높은 것은 당연지사. 부킹이 ‘원나잇스탠드’로 연결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여성 연예인 가운데 나이트클럽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이들이 자주 애용하는 곳은 남산 소재의 한 호텔 나이트클럽. 주로 한국인보다는 외국인과 부킹이 이뤄지곤 한다. 이곳 ‘죽순이’로 소문난 방송인 D양의 경우 이태원 소재의 외국인 바에도 자주 출입해 ‘양키 킬러’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다.
유흥업계의 꽃은 당연히 성매매가 이뤄지는 곳이다. 연예계와 가장 오랜 전통을 가져온 업소는 증기탕이다. 증기탕의 명칭이 ‘터키탕’이던 당시부터 연예인이 자주 출입해왔는데 요즘에는 그 인기를 안마시술소가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일요신문> ‘연예가 PS’에서 소개한 바 있는 강남 소재의 안마시술소 X가 가장 유명하다. 심지어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이곳의 인근 교차로를 ‘X 사거리’라 불릴 정도. 매일 밤 적어도 한두 명의 연예인이 이곳을 찾는다고 알려져 있으나 일반 손님과 마주치는 경우는 드물다. 연예인의 경우 오픈된 장소에서 서비스되는 피부 마사지를 받지 않고 주로 룸에서 증기탕 서비스만 받곤 하는 데 안마를 받더라도 맹인 안마사가 직접 룸으로 들어간다고. 게다가 이들이 움직일 때에는 엘리베이터도 통제된다.
간혹 변태적인 성향의 유흥업소를 찾는 연예인들도 눈에 띄곤 한다. ‘트랜스바’나 ‘페티시클럽’이 대표적이다. 트랜스바 역시 서울보다는 부산에서 성업중이다. 몇몇 마니아들은 부산 지역을 행사차 방문하면 반드시 트랜스바에 들리곤 한다고. 부산 지역 트랜스바에서 근무 중인 트랜스젠더 이가은씨는 “정말 트랜스젠더를 좋아해서 오는 연예인은 거의 없다”면서 “비밀이 유지되는 공간이라 트랜스바를 찾는 연예인이 많은데 종종 이를 빌미삼아 너무 심하게 노는 이들이 골칫거리”라고 전한다.
최근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페티시클럽을 찾는 연예인이 있다는 제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게다가 소문의 주인공은 인기 절정의 가수 E군. 그렇다면 E군이 페티시 마니아란 얘기인가. 사실을 확인해보니 조금 과장된 소문이었다. 그가 문제의 업소를 찾은 이유는 페티시클럽이 아닌 다른 유흥업소인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신인 시절 매니저와 함께 방문한 적이 있었던 E군은 업종 변경이 이뤄진 사실을 모르고 친구들과 함께 찾아갔다가 나중에서야 페티시클럽으로 바뀐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E군은 페티시클럽의 생소함에 잠소 머뭇거리기는 했지만 이내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며 서비스를 받고 돌아갔다고 한다.
‘연예인’이 ‘유흥업소’라는 단어와 조합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절실한 매개물은 바로 ‘보안’이다. 테헤란로 인근의 한 안마시술소 사장은 “단속에 대한 보안은 연예인뿐만 아닌 모든 손님에게 적용된다”고 강조한다. 사실 단속에 대비한 유흥업계의 보안 시스템은 정보기관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CCTV는 기본이고 호객꾼(삐끼)들이 업소 인근을 상시 순찰한다.
“문제는 연예인의 출입을 다른 손님들에게도 들키지 않는 것”이라는 한 매니저는 “안마시술소의 경우 매니저가 예약 전화를 걸어 조용히 들어갈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해 놓는다”고 설명한다.
연예인은 대부분의 의식주를 협찬을 통해 해결한다. 스타 마케팅을 위한 협찬 제안이 인기에 따라 엄청나게 몰려들기 때문. 하지만 유흥업계는 연예인일지라도 절대 ‘협찬 불가’다. 비밀리에 퍼지는 입소문으로 영업하는 유흥업소 입장에서는 스타의 방문이 ‘스타 마케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 오히려 연예인 관련 소문은 단속만 야기할 위험성이 커 달갑지 않은 손님일 수도 있다. 아무리 연예인일지라도 의식주 이외의 밤문화까지 협찬 받을 수는 없는 일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