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5호에서 <일요신문>은 ‘대학가의 연예인 쟁탈전’에 대해 다룬 바 있습니다. 홍보효과를 위해 대학가가 수험생 연예인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심한 경우 입학하는 대가로 편안한 학교생활과 졸업을 보장해주는 대학도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최근 기자는 이와 관련된 이메일을 한통 받았습니다. 발신자는 기사에서 거론된 상당수의 연예인이 재학중인 한 대학 강사였습니다. 특정 연예인의 이름까지 거론되어 있는 이 이메일은 “실명은 거론하지 마시더라도 제발 의도는 전달해 주세요”라는 부탁으로 마무리되어 있었습니다.
우선 입학 과정의 편의제공 및 홍보효과에 대해 그는 “홍보 효과는 물론이고 신입생 환영회나 축제 때 불러도(원래 2천만원 이상) 돈 안줘도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렇게 입학한 연예인의 대학 생활은 더욱 가관입니다. 인기 남자가수 A씨의 경우 입학과 동시에 매니저를 대동하고 찾아와 인사를 했는데 그 뒤 단 한 번도 학교에서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 정도는 괜찮은 편이라고 하네요.
“여자 가수 B씨의 경우 첫 수업에 한번 나타난 뒤 기말고사 직전에 찾아왔다. 이 과목에서 학점을 못 받으면 학사경고를 받는다기에 6번 이상 결석이면 기말고사 자격미달이 학칙임을 얘기해줬다. 그랬더니 학교의 무슨 계장한테서 전화가 일 주일에 세 번이나 오더라. 다른 교수들도 다 점수 주기로 했으니까 웬만하면 주라고. 난 그래도 F를 줬다. 다른 학생들하고 형평성에 어긋나는 행동은 할 수 없었다.”
더욱 황당한 부분은 B씨가 졸업식에서 상까지 받았다는 대목입니다. 당시 신문기사에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도 학교생활도 성실히 해서 상을 타게 되었다”는 B씨의 소감이 실려 있었다고 지적한 이메일의 주인공은 “대학이 세상을 기만하는 이 나라가 너무 우습다”고 토로했습니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
온라인 기사 ( 2024.12.13 1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