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개선’ 탁월…도심 운전자엔 딱이야
자동차의 ‘스톱 스타트 시스템’은 정차 시 시동이 꺼졌다가 출발 시 걸리는 장비로, 공회전 시간을 줄여 연비를 개선하는 효과를 준다. 사진은 BMW 차량 내부의 ‘스타트-스톱’ 버튼.
이런 기술의 발전은 스톱 스타트 시스템을 빠르게 확대시키고 있다. 스톱 스타트는 주정차 시 자동으로 엔진을 끄고 켜는 장비를 뜻한다. 정체가 심한 도심 주행일 경우 보통 10% 내외의 연비 개선 효과가 있다. 구조도 간단하고 비용도 높지 않아서 가격 대비 최고의 연비 개선 아이템으로 불린다. 수입차의 약진에 위기를 느낀 국산차들이 하반기 신차에 이 기능을 넣었다고 홍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체가 잦은 시내에서는 불가피하게 공회전하는 시간이 많다. 이 공회전 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연비는 좋아진다. 공회전에 필요한 연료의 양은 많지 않지만 이것이 모이면 무시할 수 없다. 도심에서 하이브리드의 연비가 좋은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스톱 스타트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면 엔진을 정지하는 게 좋을까.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재시동 시 필요한 연료는 6.6초의 공회전과 비슷하다고 한다. 정차 시간이 7초 이상 될 경우 스톱 스타트 기능이 연비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시트로엥 C4 피카소
공회전을 가장 많이 하는 시간은 차량 시동 때다. 차량 시동시 예열은 어느 정도로 하면 좋을까. 예전의 자동차와 달리 요즘의 자동차는 예열을 오래 하지 않아도 된다. 시동 후 천천히 출발하면 엔진회전속도계의 RPM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름에는 10초 전후로 예열을, 겨울에도 최대 30초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시동 후 5분간 예열하고 출발한 경우에는 즉시 출발한 경우보다 연비가 15%나 떨어지게 된다.
오래된 연식의 차량은 차량마다 차이는 있으나 시동 후 계기판의 RPM이 떨어져 안정화되는 시점(800RPM 정도)까지 예열한 후에 출발하는 것이 좋다.
스톱 스타트 시스템이 없는 차량은 정체시 어떻게 해야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을까. 신호등이 많은 도심 주행에서 신호대기 등 짧은 대기시간에 자동기어 차량의 경우 기어를 중립모드(N)로 놓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주행모드(D)보다 연비가 좋아진다. 또 신호대기가 길어질 경우에는 귀찮더라도 연료 절감 차원에서 보면 시동을 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톱 스타트가 최초로 적용된 모델은 1980년에 나왔던 폴크스바겐 폴로 포르멜 E였다. 90년대 들어서는 골프 에코매틱과 루포 3리터에도 선보였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시트로엥을 시작으로 적용 범위가 대폭 넓어졌다. 시트로엥은 C1, C2, C3까지 소형차 라인업에 적극적으로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시트로엥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었을 경우 0.35초 만에 재시동되고, 도심 연비는 10%나 좋아진다. 정체가 극심하다면 최대 15%까지 연비가 좋아진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마음대로 자동차 시동을 켜둘 수 없다. 지난 3일부터 시행된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서울시 전역에서 자동차 공회전이 가능한 시간은 2분이다. 기존 5분에서 2분으로 줄였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단속은 시 친환경기동반과 25개 자치구 배출가스 단속반에서 실시한다. 보통 단속은 공회전 자동차 발견 시 공회전을 중지할 것을 경고하고 발견 시점부터 공회전 시간을 측정해 제한 시간 초과 여부를 확인한다.
단속반 말만 잘 들으면 될까. 하지만 서울시내에는 2662개소의 중점 공회전 제한장소가 있다. 이곳에서는 사전 경고 없이 발견한 때부터 시간을 측정해 위반차량을 단속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운전자가 없어도 단속이 가능하다. 단 무더위가 심해 기온이 30℃ 이상이거나, 너무 추운 0℃ 이하일 때는 제한규정을 따로 적용하지 않는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 등록차량 약 300만 대가 하루 5분 공회전을 줄일 경우 연간 연료비 약 789억 원을 절약할 수 있고, 온실가스 약 9만 3000톤과 초미세먼지(PM2.5) 6.4톤 감축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