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경고 불구 4연속 ‘폭탄’ 투하
이시영 측은 최근 찌라시 루머 사건과 관련해 최초 유포자를 고소했다. 일요신문 DB
‘기획사가 협박용으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이시영의 섹스 비디오 실체가 이시영과 현 기획사 측이 싸우면서 알려지게 됐고, 두 곳의 언론사에서 취재를 하고 있다. 이시영은 동영상 사실을 알고 자살하려고 목을 맸는데 다행히 초기에 발견돼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지난 6월 30일 오전. 출처를 알 수 없는 충격적인 내용의 찌라시가 한 인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해당 찌라시는 이 사건을 취재하고 있는 두 곳의 언론사 실명을 거론하기까지 하면서 꽤 그럴듯해 보였다. 하지만 해당 언론사들은 취재 사실을 부인했고 불과 몇 시간 후 이시영 씨 측은 이 찌라시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들고 나왔다.
이시영 씨의 소속사 제이와이드컴퍼니는 이날 오후 해당 찌라시에 대해 “적시된 내용은 모두 사실무근이다. 확인된 사실이 아님에도 기정사실인 듯 흘러나온 속칭 찌라시가 SNS상에 무차별 유포, 확대 생산 되고 있는 것은 이시영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며 본인에게도 상처를 줬다”며 “이에 당사는 다시 한 번 허위 사실에 매우 유감을 표하며 빠른 시일 내에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초 유포자는 물론, 이후 이시영을 향한 근거 없는 비방 및 루머를 확산하는 모든 주체를 형사 고발해 더 이상의 피해를 막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시영 씨가 출연 중인 케이블 채널 OCN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 측 역시 이 씨가 아무 문제없이 촬영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루머의 내용처럼 이 씨가 소속사와 동영상을 두고 마찰이 있었고, 자살 기도까지 했을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었다면 쉬쉬한다고 해도 이야기가 돌았을 것이며, 아무렇지 않게 촬영을 이어가기 힘들었을 터였다.
그런데 이날 오후 다시 새로운 내용의 찌라시가 돌았다. 두 번째 찌라시는 ‘찌라시 출처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으며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 씨의 소속사가 이 씨를 홍보하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벌였다’는 내용이었다. 공교롭게도 6월 30일은 해당 모바일 메신저가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 날이며, 이 씨가 등장하는 새로운 드라마가 6월 20일부터 방송됐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아무리 홍보가 급하다고 하더라도 여배우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동영상 루머를 일부러 퍼트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그럼에도 7월 1일 오전에는 이 씨 찌라시 최초 유포자로 한 일간신문 검찰 출입 기자의 실명까지 거론하는 새로운 찌라시까지 돌았다. 이에 대해 한 검찰 출입기자는 “해당 기자는 대검찰청 출입인데 그 기자는 본인이 그런 내용의 찌라시를 돌린 적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제이와이드 측은 서울중앙지검에 성명불상의 정보지 유포자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는 내용을 담은 소장을 접수했다.
같은 날 오후, 이번에는 ‘이시영 동영상’이라며 1분 33초 분량의 동영상이 돌기 시작했다. 언뜻 보기에 이 씨를 닮은 한 여성의 성관계 동영상이었다. 탈의한 상체만 보이는 해당 동영상 속의 여성은 섹스 도중 계속해서 자신의 손바닥을 펴 카메라를 가리는 제스처를 취한다. 이를 두고 ‘이시영이다’, ‘이시영이 아니다’는 공방이 펼쳐졌다.
제이와이드 측은 7월 2일 다시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명예훼손 소장 접수 사실을 발표했다. 제이와이드 측은 이에 대해 “내용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당사의 입장 발표에도 또 다시 속보 형태의 양식을 취해 2차, 3차에 걸친 추가 정보지가 유포되고 이시영 씨의 사적인 동영상을 사칭한 영상이 퍼지는 등 일련의 사건이 매우 악질적이고 치밀하게 이시영 씨와 당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어 더 이상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또한 제이와이드 측은 유포자와는 어떠한 협의도 없으며 유포자에게 선처도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명백히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사건을 7월 3일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 부서인 첨단범죄수사2부(김영기 부장검사)에 배당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보통 명예훼손 사건의 경우 형사1부에 배당이 되는데 이번 건의 경우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관계로 사이버 수사기법을 활용하는 첨단수사2부에 배당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만간 이 씨 본인과 소속사를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 씨의 소속사 관계자는 “6월 30일 찌라시가 나온 직후부터 이미 소송을 결정하고 7월 1일 오후에 중앙지검에 소장을 접수했다. 당연히 본인인 이시영 씨에게 확인을 했다. 비디오는 뒷날(7월 2일)에 봤다”고 말했다.
한편 4년 전에도 같은 내용의 루머가 돌았다는 지적도 있다. <일요신문i>는 지난 3일 ‘이시영 동영상 루머 알고 보니 4년 전 버전, 누가 왜 다시 돌렸나’는 제목의 칼럼에서 “해당 루머가 4년 전인 2011년에도 나돌았다. 당시에도 출처는 증권가 정보지, 소위 말하는 찌라시였지만 취재 결과 사실 무근으로 드러났다”며 “다만 지금과 다른 부분은 요즘처럼 그런 내용이 SNS를 통해 확산되지 않던 시절이라 퍼지지 않은 채 사그라졌다”고 썼다. 의혹은 칼럼의 제목처럼 ‘누가 왜’로 모아진다. 검찰은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