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힘찬병원 김태호 부장 “수면 자세와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 ”
◇오십견 환자 4명 중 3명 아간통 경험
야간통은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증상으로 수면 중 그 강도가 더욱 세지는 탓에 수면통으로도 불린다. 오십견, 회전근개질환, 석회화건염 등 대표적인 어깨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수면 증 통증이 심해진다. 가뜩이나 어깨가 아파 일상 생활이 불편한데 야간통으로 불면증까지 생길 위험이 높다.
부평 힘찬병원 김태호 부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야간통으로 잠을 잘 자지 못하면 통증에 예민해지고 피로가 누적돼 다음날 통증이 더 심해졌다고 느끼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어깨 질환과 불면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고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깨통증이 야간에 심해지는 이유는 수면자세와 연관성이 크다. 서 있는 자세에서는 중력의 영향으로 어깨 관절 간격(견봉하 공간)이 넓어져 통증이 덜하지만 누운 자세에서는 관절 간격이 좁아져 염증을 자극, 통증이 심해진다. 특히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은 경우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는 관절액이 굳어 평소보다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실제 오십견 환자들이 야간통을 많이 호소하는데 과거 대한견주관절학회가 오십견 환자 1373명을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74%가 야간 통증을 호소하며 수면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십견 환자의 4명 중 3명은 야간통으로 인한 수면장애를 갖고 있는 셈이다.
동결견 또는 유착성관절낭염이라고도 하는 오십견은 어깨를 싸고 있는 관절 주머니가 염증으로 인해 쪼그라든 상태다. 어깨가 뻣뻣하게 굳어 관절을 움직이기 힘들어 아픈 쪽 어깨로는 손을 올리거나 머리를 빗거나 옷을 입기 힘들 정도다. 오십견 증상은 밤에 자려고 누우면 더 심해진다. 통증 때문에 앉아서 잠을 청했다는 환자도 있다.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에 염증이 생기거나 찢어지는 회전근개질환, 석회(칼슘)가 침착돼 급성 통증을 일으키는 석회화건염도 야간통을 유발하는 대표적 어깨 질환이다.
◇어깨 질환 치료 하면 수면 장애 개선 효과까지
어깨 질환으로 인한 야간통과 수면 장애를 없애려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밤 중 갑작스럽게 통증이 심할 때는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취침 전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에어컨 찬바람이 어깨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누운 자세에서는 아픈 어깨 아래에 수건을 괴어 어깨 관절 간격을 벌려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여름철 야간통과 수면 장애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어깨 질환을 치료 하면 수면 장애가 해소되고 자연스럽게 컨디션이 회복되면서 어깨 재활 치료와 회복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지난해 미국정형외과학회에서 미국 뉴저지의 루크 S. 오스틴 박사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진은 회전근개파열 환자 56명의 수술 전후 수면의 질(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PSQI), 어깨 통증(Visual Analog Scale, VAS), 어깨 기능(Simple Shoulder Test, SST)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 전에는 환자의 92%가 PSQI 6점 이상으로 수면 장애가 있었으나 수술 3개월 후에는 PSQI 5점 이하로 정상 범주에 든 환자가 33%로 늘었다. 수술 6개월 후에는 수면 장애를 겪지 않는 환자가 63%로 늘었고 이 기간 동안 어깨 통증이 줄고 움직임이 회복됐다.
어깨 질환은 오래 사용하지 않았거나 지나치게 사용한 경우 통증, 운동범위 제한, 경직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주 원인은 바로 염증에 있다. 어깨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근본적인 원인인 염증을 해결하여 운동성을 강화하고 관절 움직임을 회복할 수 있다. 약물치료나 소염주사, 블록주사, 통점주사 등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경감시키는 주사요법으로 염증을 치료하고 특정 부위의 근육을 움직여 관절과 근육을 동시에 강화시키는 운동치료를 시행한다. 보존적 치료가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어깨 관절내시경 수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어깨 관절내시경은 일시적으로 통증을 경감하는 것이 아니라 어깨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도움말 부평 힘찬병원 김태호 부장]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