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의회장 “법보다 관례, 관습이 우선”
이천 증포통장협의회 ‘체육대회 협조공문’
[일요신문] 경기 이천시 증포동 주민들이 규정에도 없는 체육대회 분담금을 통장협의회 주도로 수년간 관행처럼 지출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이천시와 증포동통장협의회(회장 김태정. 이하 협의회)에 따르면 협의회는 증포동민 체육대회와 이,통장단 체육대회를 앞두고 통별로 40만원(증포동체육회 지원금 10만원, 참여자 중식비 20만원, 이통장체육대회 10만원 )을 분담금 명목으로 모금했다.
협의회는 올해 초 확정한 사업계획에 따라 각 마을(통)별로 분담금을 부담키로 결정하고 동민의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하며 관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통장, 관리소장에게 분담금 협조 공문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증포동 L통장은 “지난 3월 통장에 선출돼 사업 결정 과정은 잘 모르겠지만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아파트 공금은 지출을 할 수 없으니 주최단체인 체육회 명의의 협조공문을 보내주면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검토해보겠다고 밝혔지만 의사를 묵살 당했고 사실상 반 강제로 할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회의를 거쳐서 결정한 건데 왠 X 소리냐!” “개인 돈 이라도 내라” “규정에 따라 징계 하겠다”며 무시당했다고 강한 불만을 표했다.
L 통장은 “분담금에 대한 민원을 이천시에 수차례 제기 했지만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일선 동 사무소와 이·통장단 협의회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 불법 금품요구 또는 강제후원 행위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논란이 제기되자 이천시는 “ 아파트 관리비(공금)의 임의단체 지출과 관련해 공동주택의 관리비 지출에 대한 사항은 당해 아파트 관리규약에서 규정한 경우, 전년도 사업계획서 및 예산에 따라 편성 후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주택법에서 아파트 공동의 수입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자생단체에만 지급할 수 있다는 규정에 대해서는 “ 경기도 공동주택 관리 규정에 따라 자생단체는 단지 내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구성원 10인 이상의 단체를 의미함으로 친목단체인 통장협의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통장은 각 지자체 조례 등에 의해 지자체장이 임명하고 지도,감독 하도록 되어있다. 통장협의회는 단순한 통장들의 친목모임으로 어떠한 절차를 거쳤는지는 모르지만 강제분담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태정(증포동 통장협의회) 회장은 “법 보다는 관례, 관습법이 더 중요하다”며 “법대로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냐”고 밝히고 “회의를 거쳐 통과된 사항이기에 집행 했으므로 더 이상 할 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민 이모씨는 “시에서 지원금을 받아 체육행사를 통한 주민화합 도모라는 취지로 열리는 행사에 근거에도 없는 분담금 요구는 이해할 수 없다”며 “소위 관행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각종 행사의 불법적인 금품수수와 강제후원에 대한 철저한 행정지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인선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