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시장. 사진제공=서울 중구.
[일요신문]퇴근 후 도심 샐러리맨들이 즐겨 찾던 도심의 숨어있는 부엌, 인현시장에 청년상인들이 몰려온다.
서울 중구(구청장 최창식)는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2015년 전통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에 인현시장이 선정돼 국비 2억5000만원을 지원받는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난 5월28일 중소기업청이 미래 전통시장을 이끌어갈 청년상인 창업 지원으로 전통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공모한 것으로 서울 중구 인현시장, 구로시장 등을 비롯해 전국 13개 지역에 총 20개 시장이 뽑혔다.
중구는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된 인현시장에 사업단을 구성하고 청년 장사꾼을 공모로 뽑아 빈점포 10개소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도심속 숨겨진 오래된 골목시장인 인현시장을 청년의 열정과 활력으로 시장 분위기에 변화를 주고 인근 젊은 직장인과 호텔에 투숙하는 외래 관광객을 유입하는 등 이색적인 청춘장터와 관광시장으로 육성하게 된다.
우선 9월부터 39세 이하 청년상인을 모집해 창업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임차료, 점포 인테리어, 상품 마케팅, 홍보 등 창업에 필요한 제반사항도 함께 지원한다.
인현시장.
그동안 인근 인쇄소 영세상인들에겐 하루종일 노동으로 힘든 작업을 마치고 일상의 고단함을 달래주던 충무로 뒷골목의 선술집이자 도심 샐러리맨들에겐 회, 찌개, 전 등 저렴하고 맛있는 안주로 퇴근후 즐겨찾는 맛의 낙원이었다. 인현시장은 60여년동안 도심 서민들의 오래된 정취와 추억이 알알이 배어있는 곳으로 저녁이면 상인과 직장인들이 가벼운 주머니로 허기진 배와 마음을 가득 채우며 삶의 시름을 달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장은 중구 퇴계로 41길 45에 위치해 있으며 폭 2m, 길이 202m의 골목길에 220여명의 상인이 활동하는 110개의 점포가 있는 상점가 시장으로 곱창, 칼국수, 빈대떡, 회, 김치찌개 등 소문난 숨겨진 맛집이 많다. 특히 주변에 매일경제신문사, CJ 기업, 대한극장 등 충무로, 을지로 빌딩가와 명동, 남산, 한옥마을 등 관광명소가 인접해 있어 1일 유동인구가 평균 2만여명에 이른다. 또한 시장 바로 앞에 PJ호텔을 비롯해 인근에 15개의 관광호텔이 있어 외래 관광객이 주·야간으로 찾기 쉬운 곳이다.
이러한 입지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현시장은 이런 시장이 있다는 걸 알까 싶을 정도로 좁은 골목에 위치해 오래된 시장 환경과 50대 이상 상인이 95%를 차지하는 등 활기를 점점 잃어가며 침체돼 있었다.
중구는 이번 청년창업지원 선정을 계기로 외래 관광객과 젊은층이 밀려오는 대만의 세계적인 관광명소‘지우펀’골목처럼 인현시장을 스토리가 있는 시장, 맛의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청년셰프를 전략적으로 키워 한식 중 외국인이 좋아하는 메뉴를 개발해 푸드코트를 만들고 청춘들의 끼 퍼레이드로 문화와 예술, 공연 등 재밌는 볼거리를 더해 관광객을 유입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장내 낙후된 환경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근에 위치한 동국대학교 전통시장 동아리, 열정에 기름붓기 청년단, 달셰프 등 관계자와 만나 인현시장을 청춘시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아이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침체된 인현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상인들의 의지가 높다. 김기성 상인회장을 비롯한 상인들이 적극 나서 기존 상인들의 오래된 노하우와 비법을 청년 장사꾼에게 알려주고 청년들의 톡톡튀는 콘텐츠를 서로 공유해 시장 활성화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앞으로 8월중 청년 사업단을 선정하고 창업지원협의체를 구성해 9월부터 청년상인을 모집하고 체험점포를 운영하면서 빈점포는 리모델링 등을 거쳐 이르면 10월중에 정식 입점할 계획이다.
최창식 구청장은 “인현시장은 입지적 조건이 좋지만 알려지지 않아 변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오래된 전통시장“이라며 ”끼와 참신한 창업 아이템을 갖춘 청년 장사꾼을 지원해 청년들에게는 일자리를 주고 시장은 서비스 향상과 먹거리 상품 개발로 젊은층과 외래 관광객이 찾는 열정과 재미가 있는 청춘시장으로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