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배역’ 연기력 논란 끝날까
2003년 KBS <일요스페셜>에서 방영된 해외 입양아 애런 베이츠의 실화가 영화로 재탄생된다. 다니엘 헤니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마이 파더>가 그것. 이번 작품에서 해외입양아 제임스 파커로 분한 다니엘 헤니는 죽음을 앞둔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처음 다니엘 헤니가 이 영화에 캐스팅됐을 때 격려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시작으로 <봄의 왈츠> 영화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기우였다. 지난 20일 열린 <마이 파더> 시네마 콘서트에서는 ‘잘생긴 다니엘 헤니’가 아닌 ‘연기자 다니엘 헤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날 공개된 영상 중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어. 나의 아버지니까”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배우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던 다니엘 헤니에게 혹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그는 “제임스 파커와 나는 닮아있다”는 말로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 한국인 어머니와 영국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다. 자신의 성장배경 때문에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었고 어머니의 땅인 한국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극중 제임스 파커와 비슷한 셈. 이번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황동혁 감독의 말처럼 제임스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다니엘 헤니만큼 적역인 인물이 없었던 것. 실제 그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된 어머니의 조언으로 역할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한국에서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를 잘 알진 못하지만 극중 제임스는 저와 입장이 비슷합니다. 영화를 찍으면서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고, 촬영 내내 힘겨웠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것도 부모님이었습니다.”
연기에 몰입하다가 체중까지 줄었다는 다니엘 헤니. 이번 작품을 통해 그가 배우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다니엘 헤니에게 이 영화가 특별한 것만은 틀림없어 보였다.
“나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영화입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많은 걸 깨달았습니다. 배우로서 부족하지만 프랑스든 한국이든 할리우드든 상관없이 나를 필요로 하는 팬이 있는 곳에서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