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되고 싶다고? 나노 초밥 만들어봐!
일본 오카야마현에 있는 구라시키 중앙병원이 독특한 의사 채용시험을 도입해 화제다. 동 병원은 신규 수련의 채용에서 메스와 핀셋으로 종이학과 초미니 스시(초밥) 만들기를 실기시험으로 채택했다.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종이학을 못 접으면 채용되지 못한다는 것이냐”며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지만, 병원 측은 “잘 만들어냈는지를 놓고 평가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집중력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평가하려는 게 그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최근 일본에서는 획일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신규채용이 늘고 있다. 적합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건 물론, 회사 홍보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란다. 참신한 채용방법으로 ‘인재 모시기’에 나선 일본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일본 오카야마현에 있는 구라시키 중앙병원은 메스와 핀셋으로 종이학과 초미니 스시 만들기를 실기시험으로 채택해 화제다. 이는 집중력과 판단력, 정신력 등을 테스트하기 위함이다.
지난 7월, 도쿄 전시장에서 열린 수련의 채용박람회장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의대생 20명이 메스와 핀셋을 들고 생선을 작게 잘라 쌀 한 톨 위에 올리는 기묘한 작업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 이른바 초미니 스시를 만드는 중이었다. 워낙 정밀하게 잘라야 하고,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라 현장은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수련의와 스시라니, 도대체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 걸까.
보통 수련의 채용방식은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구라시키 중앙병원은 여기에 이색 실기시험 하나를 더 추가했다. 다름 아니라, 제한시간 안에 쌀 한 톨로 몇 개의 스시를 만들 수 있는지, 혹은 미니 종이학을 몇 개 접을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단지 손끝의 야무짐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의료현장은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만큼 집중력과 판단력, 그리고 극한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 필요하다”면서 “대학성적과 면접만으로는 이러한 자질을 테스트할 수 없기 때문에 실기시험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미경 등 정밀과학장비 제조업체인 ‘미타카광기’의 신규채용 방식도 자못 흥미롭다. 이 회사는 꽁치, 고등어와 같은 생선구이를 먹는 모습을 통해 인재를 감별한다. 젓가락을 쥐는 법이나 먹는 순서, 생선을 남기는 부위 등을 보면 세세한 부분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 성격인지 알 수 있다는 것. 나카무라 가쓰시게 사장은 “손재주뿐만 아니라 인성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전하며 “덕분에 바라던 인재를 채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즉흥극 선보이기, 프라모델 만들기, 평상복 입고 면접보기 등등이 모두 올 상반기 일본 기업들이 실시한 채용시험의 예들이다.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러한 독특한 채용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6년 3월 졸업예정인 일본 대학생에 대한 기업의 구인배율은 1.73배로 4년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즉, 구직자 100명 당 173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얘기다. 경기가 살아나면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으로 빠져나가기 쉬운 인재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신문은 “자사에 적합한 인재를 파악하기 쉽고, 회사를 홍보하는 데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이색 채용시험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도큐에이전시의 ‘얼굴분석시스템’.
대표적인 사례가 광고대행사 도큐에이전시다. 이 회사는 2016년 신규 졸업자 채용에서 ‘얼굴채용’이라는 획기적인 방식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얼굴채용이라고는 하지만 외모로 채용 가부를 결정하는 건 아니고, 입사지원 사이트에 사진을 올리면 ‘얼굴분석시스템’ 결과에 따라 특전이 주어지는 식이다.
가령 느긋한 성격의 얼굴로 분석된 이에게는 ‘입사지원 기간 1주일 연장’이라는 혜택이, 걱정 많은 얼굴에겐 ‘면접 5분 연장’이, 고집스런 얼굴로 분석된 사람에게는 ‘사진을 보고 면접관을 지명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졌다. 이 채용방식은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본 웹상에서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다시 말해 회사 이미지 마케팅에도 큰 보탬이 된 셈이다.
재미있는 채용방법으로 유명한 회사라면 카약을 빼놓을 수 없다. 인터넷서비스 개발업체인 카약은 해마다 4월 1일 ‘만우절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경력 위조 OK’라는 다소 황당한 조건을 내건다. 만우절인 만큼 하버드대 졸업생이 되는 것도, 노벨상 수상자가 되는 것도 자유다. 이력서에 쓰는 내용이 ‘얼마나 재미있는 거짓말인가’가 합격의 포인트. 응모자의 상상력을 시험하는 독특한 채용방법이다. 학력이나 경력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잠재력만 보겠다는 회사 측의 의지도 담겨 있다.
그런가하면 입사지원자가 면접관에게 질문하는 역면접 제도를 시행하는 회사도 있다. 그 주인공은 유메미라는 스마트폰앱 개발회사다. 채용은 오직 페이스북으로 진행되며, 입사지원자에게는 회사개요 및 연혁을 담은 ‘이력서’를 미리 메일로 보내준다. 이 이력서를 바탕으로 입사지원자가 회사 임원의 면접을 보는 것이다. 물론 “매출액은?” “사내 분위기는 어떤가?” 등과 같은 빤한 질문은 사양한다.
회사 인사담당자는 “질문은 그 사람의 ‘관심의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원자의 질문을 통해 회사에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는 방식을 조금 바꿔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어느 지원자와 면접하고 싶은가’를 선택하는 일명 ‘배틀게임식 역면접’으로 치러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학력이나 경력이 뛰어난 사람을 채용한다고 할지라도, 그 기업문화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일찍 퇴사하고 만다. 경기회복과 더불어 자사에 딱 맞는 인재확보를 위한 일본 중소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과거 기상천외 채용시험들 ‘재능=운’ 가위바위보를 이겨라~ 한 문장을 준비해 지원자들에게 읽어 보게 한다. 단 ‘큰 소리로 읽어야 한다’는 요구사항은 알려주지 않는다. 목소리가 큰 사람은 매사 자신감이 넘치고, 실수를 해도 반성이 빠르다. 이러한 사람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1979년 일본전산 : 화장실 청소 변기 청소를 시킨 후 어떤 식으로 청소하는지, 얼마나 꼼꼼히 하는지 등을 평가함. 시험이라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은 보이는 곳만 깨끗하게 치운다. 안 보이는 곳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는 사람을 뽑아야 품질 관리로 이어진다. 2009년 아소블럭 : 가위바위보 채용 서류전형→1차 면접(자사 아르바이트 VS 가위바위보 한판 승부)→2차 면접(자사 직원 VS 가위바위보 한판 승부)→3차 면접(사장 VS 가위바위보 한판승부, 면접) 방식으로 진행함. 재능이란 경험도 학력도 아닌, 강한 운의 소유자가 지닌 능력으로 봤다. 재능=운이라는 관점에서 가위바위보 채용을 도입했다.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