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잃을 것도 없다’…마지막 돌파구?
강용석 변호사는 오는 21일과 24일 박주신 씨 병역의혹 관련 공판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일요신문 DB
강 변호사는 앞서 2010년 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인 상황이었다. 그가 주신 씨에 대한 병역 의혹을 제기하자 “뜬금없다”는 반응이 상당했다. 하지만 그의 의혹 제기는 끈질겼고, 결국 주신 씨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 재검진을 받게 된다. 재검진 결과는 MRI 판독 결과 ‘동일인’이라는 것. 강 변호사는 “병역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발언에 책임을 지고 정계를 떠났다.
이후 강 변호사는 해당 의혹에 대해 별 다른 입장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일부 보수 시민단체에서 여전히 병역 의혹을 제기하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심상찮은 물밑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6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의원직 사퇴를 두고 “경솔했다. 분위기에 떠밀려서 사퇴 선언을 했던 것”이라며 3년여 만에 입장을 밝히는가 하면 자신이 출연 중인 방송에서도 “박 시장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심야 기자회견은 아들 병역 의혹 관련 재판을 덮기 위해서였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8월 11일 강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넥스트로’가 주신 씨의 병역 의혹 관련 재판에 법률대리인으로 선임됨으로써 본격화되는 양상을 띠었다. 현재 주신 씨의 병역 의혹 재판은 지난해 5월 박 시장이 병역 의혹을 제기한 양승오 박사를 비롯한 7명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 등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한 이후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넥스트로는 이 중 한 명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는데, 선임될 당시만 해도 강 변호사는 직접 법정에 나서진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 변호사는 2일 발표된 병역 의혹 관련 서울시 브리핑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병역 의혹 사건을 가장 명쾌하게 해결하는 방법은 주신 씨가 법정에 출두해 공개적으로 신체검증을 받는 것”이라며 “당시 의원직을 걸고 진실을 밝히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 시장도 시장직을 걸고 공개검증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강 변호사는 왜 ‘박원순 저격수’로 다시 전면에 나선 것일까. 일각에서는 강 변호사가 더 이상 ‘잃을 게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강 변호사는 유명 여성 블로거와의 불륜 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이것이 소송전으로까지 번지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여기에 대한 책임으로 방송까지 모두 하차한 상황에서 박 시장의 병역 의혹이 강 변호사에게는 ‘마지막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 변호사는 오는 21일과 24일에 열리는 주신 씨 병역의혹 관련 공판에 직접 참여할 예정임을 밝혔다. 불륜 의혹으로 나락에 떨어진 강 변호사의 저격수 복귀가 어떤 성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