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선발진 부상 변수에 메이저리그 도전 이어가기로…LG “복귀 문은 열려 있다”

지난 4월 30일 LG 차명석 단장은 예정에 없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의 목적지는 고우석이 머무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이리 카운티였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마이너리그 산하 더블A 팀인 이리 시울브스가 위치해 있는 곳이다.
차 단장이 이리 카운티에 도착했을 때 마침 고우석은 지난 3일(한국시간)과 4일 연속 등판하면서 시즌 2세이브를 달성했다. 고우석은 더블A 이동 후 8경기 13.2이닝 22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 중(5일 현재)이다. 차 단장은 고우석의 호투를 이리 시울브스 홈구장에서 직접 지켜볼 수 있었는데 당시 고우석의 최고 구속이 96마일(약 154km/h), 평균 구속 150km/h을 유지했다.
LG 구단은 차 단장이 미국으로 떠나기 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이메일을 보냈다. 고우석의 신분과 이적료 관련 문의였다. 고우석은 6월 1일이 옵트아웃 기한이지만 그 전에 이적하려면 이적료가 발생한다. 디트로이트 구단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선수가 LG 복귀를 결심한다면 선수의 선택을 존중하겠으니 LG 구단이 선수와 먼저 풀어보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차 단장이 고우석을 만나기 위해 서둘러 미국으로 향한 것이다.
차 단장과 고우석은 이리 카운티에 있는 동안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다. 고우석은 한국인과 한국어로 대화하는 걸 그리워했고, 차 단장은 고우석과 협상이 아닌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았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빅리그 팀에 부상 변수가 발생했다.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베테랑 선발 투수 저스틴 벌랜더 외에 2018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출신 케이시 마이즈가 부상자 명단에 오른 가운데, 에이스 타릭 스쿠발의 팔꿈치 수술 소식까지 들렸다. 현재 선발 로테이션에 남은 선수는 프람버 발데스, 케이더 몬테로, 잭 플래허티 등인데 잭 플래허티의 성적이 좋지 않다. 디트로이트는 선발 투수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트리플A 팀 투수들 3명을 불러올렸다.
결국 이런 팀의 상황이 고우석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보인다. LG 구단의 한 관계자는 “고우석이 지금까지 힘들게 버텨왔고 디트로이트 빅리그 팀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걸 보면서 계속 그곳에 남아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말하는 선수의 심경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고우석의 선택을 존중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즉, 고우석이 처음 차 단장을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대화 분위기가 긍정적인 기류였다면 며칠 새 선발 투수난으로 힘들어하는 빅리그 사정과 그로 인해 트리플A 투수들이 콜업되는 걸 지켜보며 고우석이 흔들렸을 것이고, 지금 LG로 복귀한다면 고우석에게 또 다른 미련이 남을 수 있다는 걸 LG 구단이 이해하고 받아들였다는 내용이다.
디트로이트 구단은 LG가 고우석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을 때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이적료를 받고 풀어주든지, 48시간 안에 40인 로스터에 올려야 하는데 당시 디트로이트가 40인 로스터에 고우석을 올리기 어렵다 보니 선수만 동의하면 이적료를 받고 풀어주는 걸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고우석도 짧은 시간 가족들과 상의하며 자신의 선택을 두고 깊이 고민했다고 한다.
차 단장은 고우석과 여러 차례 만나는 동안, 계약이나 대우와 관련해서는 아예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먼저 고우석의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고우석은 자신의 미국행은 LG 구단주의 허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터라 복귀한다면 구단 뜻에 따르는 것이지, 계약이나 대우 문제로 협상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는 것.
LG는 고우석의 한국 복귀가 다소 미뤄졌지만 문을 열고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차 단장은 고우석과 헤어지면서 지금은 고우석의 의사를 존중하고 돌아가지만 혹시 마음이 바뀌어 돌아오겠다고 한다면 언제든지 환영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LG 구단은 고우석이 6월 1일 옵트아웃 이후 돌아오든, 올 시즌을 마치고 돌아오든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응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 단장은 미국에 남아 트리플A 경기들을 지켜보며 검토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외국인 선수들을 살펴본 후 이번 주 주말에 귀국할 예정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