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제 18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오후 6시에 시작된 개표방송은 다음 날 새벽 시간까지 계속됐는데 아무래도 가장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시간대는 밤 10시경이었을 겁니다. 이미 부동의 시청률 1위인 KBS 일일드라마 <미우나 고우나>가 결방된 상황에서 10시 시간대 드라마까지 연이어 결방되자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세진 것이죠. 그런 탓에 각종 매체에선 총선 당일 드라마 결방에 대한 시청자들의 항의, 그리고 총선 개표 방송이 바꿔놓은 수목 드라마 판세 관련 기사를 수없이 쏟아내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방영된 KBS 2TV 수목드라마 <아빠 셋 엄마 하나>가 14.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총선 특수를 톡톡히 누렸습니다. 총선 이후 정국 구도만큼이나 5%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던 <아빠 셋 엄마 하나>가 총선 다음날인 10일에도 11.9%를 기록하며 MBC <누구세요>를 역전시켜버렸죠.
사상 최저인 46%의 투표율을 기록한 18대 총선. 방송 3사 개표방송 시청률 합계는 28%로 나타났습니다. 요즘 잘나가는 인기 드라마의 경우 시청률 50%를 넘기기도 하니 이번 총선은 어지간한 인기 드라마보다 국민들의 관심을 덜 받았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런 탓에 이번처럼 투표율이 50%를 넘기지 못해 국민 과반수의 관심도 받지 못한 선거에선 드라마를 정상 방영해야 한다는 웃지 못할 주장도 나올 정도입니다.
결국 요즘 정치권이 드라마보다 낮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얘기로 풀이가 가능합니다. 대의 민주주의의 근간인 총선이 국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투표율과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개표방송 시청률에 대해 정치권의 반성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부디 18대 국회는 국민에게 실망이 아닌 희망을 안겨 주는 국회로 거듭나 다음 총선 개표방송 때는 드라마보다 하찮은 대접을 받는 현실이 되풀이 되지 않길 기대합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 저작권자© 일요신문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일요신문i는 한국기자협회,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일요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