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오오 끼리끼리 “우리는 이렇게 논다우”
기자들이 연예인을 인터뷰하며 가장 자주 묻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친한 연예인은 누구냐는 것이다. 의외로 대부분의 답변은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이 거의 없다”는 내용들이다. 다른 연예인들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한 의도적인 답변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도 많다. 정신없는 스케줄에 무한 경쟁, 그리고 연예기획사 위주의 메마른 연예계 현실로 인해 동료 연예인들과 진심으로 친해지기가 나날이 힘들어지고 있는 것. 여자 연예인은 더욱 그렇다. 오죽하면 같은 그룹에서 활동하는 멤버들 사이에 ‘왕따설’ ‘불화설’이 끊이지 않을까. 그럼에도 소중한 인연을 엮어 친자매보다 가깝게 지내는 이들이 있다. 연예인들의 친분을 인맥지도를 통해 소개한다.
여자 연예인들의 친분 관계를 하나의 지도로 정리하기 위해 <일요신문>에선 다양한 루트를 통해 그들의 친분 관계에 접근했다. 우선 가장 먼저 둘러봐야 할 부분은 각종 친목 단체들. ‘79클럽’ ‘81클럽’과 같은 동갑내기 연예인 모임부터 ‘크렌센도’ ‘야채파’ ‘건전지파’ ‘지즐모’ 등의 친목 모임들, 그리고 ‘MEJ’와 같은 종교 모임도 있다. 서너 명 정도로 이뤄진 작은 모임부터 회원이 10여 명을 넘는 모임까지 각양각색의 모임들은 ‘연예계 활동’이 아닌 ‘개인적인 친분’을 다지기 위해 결성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소위 ‘마당발’로 알려진 여자 연예인들의 화려한 인맥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했다. 그렇지만 ‘마당발’로 알려진 연예인이라 할지라도 절친한 친구 사이인 연예인의 수는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인맥지도를 만드는 과정에선 의외의 인물들이 인맥 교차로 역할을 맡고 있었다.
여자 연예인 인맥지도의 중심에는 절정의 인기를 누리다 해체한 여성 4인조 그룹 ‘핑클’이 존재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친분 관계가 얽혀 있는 것. 우선 이효리의 경우 79클럽 동갑내기 여자 연예인들과의 친분이 남다른데 이수영 박경림이 대표적이다. 동갑이 아니라 같은 79클럽 회원은 아니지만 장나라 역시 이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연예계 최고의 마당발로 알려진 박경림과 개인적으로 절친한 사이인 여자연예인은 최정윤과 박진희다. 이 셋은 유명한 연예계 단짝이다. 또한 장나라는 소유진과 가깝고 소유진은 한채영과 데뷔 전부터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핑클의 성유리는 81년생으로 81클럽 회원이기도 하다. 81클럽 소속 여자 연예인으로는 성유리 유진 슈 박정아 려원 심은진 등이 대표적인데 79클럽만큼 모든 회원이 절친한 사이는 아니다. 81클럽은 두 개의 소모임으로 구분된다. SES와 핑클 소속으로 여성 그룹 1기에 해당되는 성유리 유진 슈 등과 쥬얼리 샤크라 베이비복스 등 여성 그룹 2기 출신인 박정아 려원 심은진 등이다.
또한 유진과 슈는 박지윤 간미연 소이 등과 함께 ‘야채파’라는 모임을 만들어 우애를 다지고 있다. 멤버들이 야채를 닮았다고 해서 야채파인데 ‘당근’(슈) ‘고구마’(유진) ‘마늘’(소이) ‘옥수수’(박지윤) 등이 그들의 애칭이다. 이들은 간미연의 솔로 데뷔 앨범에 직간접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다.
이 가운데 간미연은 채은정 서인영과도 우애가 깊다. 마찬가지로 채은정이 클레오에서 엔젤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간미연과 서인영이 큰 힘이 돼줬다. 서인영과 윤은혜가 단짝 친구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심지어 서인영이 MBC <행복주식회사> ‘만원의 행복’에서 ‘천원의 만찬’을 윤은혜에게 대접했을 정도다. 또한 서인영은 박정아와 오랜 기간 쥬얼리로 활동하며 친자매 같은 우애를 자랑하고 있는데 박정아 역시 대표적인 마당발 연예인 가운데 한 명이다. 우선 앞서 언급했듯이 려원 심은진 등의 81클럽 회원들과 친분이 남다르고 전혜빈 유민 등과는 ‘화안예’라는 친목 모임을 결성해 우애를 다지고 있다. 화안예의 뜻은 ‘화장 안해도 예쁜’ 이란다.
야채파의 또 다른 일원인 소이는 종교 모임인 MEJ 회원이기도 하다. ‘크리스천 연예인 공동체’인 MEJ는 ‘mission of entertainment in Jesus’의 약자로 대표적인 회원으로 린 길건 별 진주 자두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린은 ‘크레센도’라는 친목 모임의 일원이기도 하다. 가창력을 앞세운 흑인음악으로 활동하는 가수들이 모여 만든 사모임 크렌센도에는 린 외에도 박화요비 거미 영지 등의 여성 회원들이 소속돼 있다. 음악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술자리를 갖기 시작해 모임으로 발전한 탓에 그만큼 결속력도 남다르다.
길건은 이유진 하리수 채리나 등과의 친분이 남다르다. 길건은 얼마 전 3집 앨범을 들고 컴백했는데 이들이 쇼케이스 현장을 직접 찾아 열렬한 응원을 보냈을 정도다. 이 가운데 채리나는 가장 대표적인 연예계 친목 모임 가운데 하나인 ‘지즐모’의 일원이다. 유리 백지영 이지혜 김이지 등이 지즐모 회원인데 본래는 ‘지들끼리 즐기는 모임’이라는 뜻의 친목모임이었으나 예쁜 여자 연예인의 허점을 지적하는 걸 즐긴다는 뜻에서 ‘지적을 즐기는 모임’으로 탈바꿈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다시 핑클로 돌아와 이진은 송혜교 김현주 등과 친분이 남다르다. 송혜교는 같은 소속사의 공효진과 가까운 관계. 공효진 역시 유명한 마당발이다. 특히 본인과 같이 잡지 표지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한 김민희 조은지 신민아 강혜정 등과 깊은 우애를 자랑한다. 공효진과 김민희는 패션업계에서 손꼽는 최고의 패셔니스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또한 옥주현은 조여정 박예진 등과 함께 ‘건전지파(건전한 취미들을 즐기고 건전지처럼 에너지가 넘친다는 뜻)’라는 친목 모임을 만들어 친분을 쌓아가고 있다.
이처럼 여자 연예인의 인맥도 중심에는 여성 그룹 출신 핑클과 SES 멤버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반면 이후 등장한 여성 그룹의 경우 데뷔를 위해 급히 멤버들이 모인 경향이 있어 해체 이후까지 절친한 우정을 자랑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
한편 약간 연령층을 높여서 보면 소위 ‘최진실 사단’이라 불리는 ‘자뻑클럽’이 있다. 최초의 여자 연예인 사교 모임인 자뻑 클럽은 최진실을 비롯해 최화정 정선희 홍진경 이영자 이소라 김원희 등이 속해 있다. 가장 막강한 단합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서로의 연예계 활동을 품앗이하듯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예를 들어 이영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택시>에 최화정 최진실 홍진경 등이 연이어 출연했으며 최진실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할 땐 이영자가 동반 출연하기도 했다.
또한 여자 연예인의 특성상 미용실을 중심으로 한 친분 관계도 남다른데 가장 대표적인 모임이 이경민 포레 회원 모임이다. 김남주 신애라 이휴정 오연수 최지우 등이 대표적인데 이 모임에서 김남주와 김승우가 사랑을 키우기도 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