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현대유비스병원 척추뇌센터 과장.
◇바른 자세가 피로 예방에 최고
오랜 시간 운전을 할 경우 어깨, 허리, 다리 등의 관절이나 근육이 필요 이상으로 수축되거나 늘어나는 변형 상태가 지속된다. 이로 인해 뒷목과 등이 뻐근해지면서 허리와 무릎에 통증이 일어난다. 심한 경우 연휴가 끝난 뒤에도 허리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자세로 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의자는 90~110도 정도를 유지해야 피로가 적다. 운전 중에 등받이를 너무 뒤로 젖히면 허리를 받쳐 주지 못해 요통이 생길 수 있다. 운전 시에는 허리에 두 배 가량의 하중을 받기 때문에 허리와 어깨를 펴고 엉덩이를 의자 뒤에 밀착시켜 허리에 안정감을 주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이 때 지나치게 푹신한 방석을 깔면 허리를 펴기 힘들어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허리 뒤에 쿠션이나 보조 등받이를 사용해 옆에서 보았을 때 목, 가슴, 허리로 이어지는 척추의 S자형 곡선을 유지시켜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시간의 운전으로 무리가 가는 부분은 허리뿐만이 아니다. 페달을 밟았다 떼었다 하는 발목부터 무릎까지 통증이 유발 될 수 있다. 페달을 밟고 있는 동안 무릎과 발목에는 지속적인 긴장이 가해지며,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이나 급제동 시에는 심하게 무리가 가게 된다. 따라서 장시간 운전 시 무릎은 페달을 밟을 때 다리가 살짝 구부려지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남성은 운전 시 담배 피하고, 여성은 하이힐보다 드라이빙 슈즈 신어야
바른 자세만큼 중요한 것이 있으니 바른 몸가짐이다. 남성이라면 휴대전화나 지갑을 뒷주머니에 넣은 채 장시간 운전하는 것을 삼간다. 남성들은 휴대전화나 지갑을 뒷주머니에 많이 보관한다. 하지만 뒷주머니에 소지품을 넣은 채 앉으면 소지품이 있는 쪽 골반이 그 두께만큼 앞으로 밀리게 된다. 소지품이 엉덩이 아래쪽으로 몰리면서 위쪽 골반이 뒤로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자세로 장시간 운전하면 엉덩이부터 허벅지,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운전 중에 담배를 피우는 것도 좋지 않다. 흡연은 비타민D의 합성을 막아 칼슘의 축적을 방해한다. 그리고 혈액공급을 억제해 디스크의 퇴행을 유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가능한 한 피하도록 한다.
여성은 신발의 선택이 중요하다. 장시간 운전할 경우 운전자의 신발에 따라 무릎과 허리에 영향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힐처럼 높은 굽은 관절에 무리를 준다. 굽이 높아질수록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온몸 근육은 더 많이 긴장해 쉽게 피로해진다. 또 장시간 신게 되면 근육의 피로로 인해 부종과 함께 종아리 근육에 심한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페달을 밟을 때 뒤꿈치는 바닥에 붙이고 앞부분으로 페달을 조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불편하다. 돌발 상황이 발생할 때 브레이크를 제대로 밟지 못해 위험한 상황을 초래 할 수도 있으므로 하이힐보다 드라이빙 슈즈와 같은 가벼운 소재에 굽이 낮은 신발이 좋다.
◇추석 건강 운전 안전 가이드
바른 자세와 바른 몸가짐으로 운전하면 허리와 어깨의 통증은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여기에 몇 가지만 더 조심하면 추석 운전으로 인한 피로도 막고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칭은 필수: 운전 시간이 오래 걸리면 허리와 어깨 근육이 경직되기 쉽다. 운전 도중에는 1~2시간 마다 차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 스트레칭을 해준다. 쉽게 통증이 발생하는 목, 어깨, 허리, 무릎 등을 위주로 운동한다. 범퍼에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 상체를 다리 쪽으로 굽혀 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 팔을 들어 곧게 귀에 붙이고 반대편으로 몸을 펴주는 옆구리 운동, 무릎 관절과 하체를 위한 무릎 굽혔다 펴기 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 장시간 운전에 지친 어깨와 눈을 위해 어깨를 돌려주거나 눈을 마사지해 주는 것도 피로회복에 좋다.
▲상추, 바나나 보다 녹차, 껌: 연휴가 짧은 이번 추석에는 졸음운전도 유의해야 한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운전자는 출발 전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또 잠을 유도하는 상추, 양파, 대추, 우유, 바나나, 토마토 등 칼슘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가능한 먹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적당량의 음식만 먹어 뱃속에 과다한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한다. 졸음이 올 때를 대비해 녹차, 껌, 박하사탕 등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도 좋다. 심하게 졸릴 때는 무리하게 운전하기보다 휴게소에서 잠깐 눈을 붙이도록 한다.
▲음복주는 금물: 졸음운전보다 더 위험한 것이 있으니 음주음전이다. 성묘나 차례 뒤 친지와 함께 음복주를 마시고 잠시 쉰 뒤 운전하는 것은 목숨을 내거는 일이다. 음복주 정도쯤이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음복주 3잔이면 혈중 알코올농도 0.05%에 해당되고 5잔이면 0.1%로 면허취소에 해당된다.
▲규정속도 준수: 추석 연휴 고속도로는 정체에 정체를 거듭하게 된다. 정체가 풀리면 보상심리에 의해 과속을 하게 된다. 특히 오르막길은 차의 무게가 뒷부분에 쏠려 안정적이지만 내리막길 반대로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의한다. 무엇보다 규정 속도를 지키고 차 사이의 안전거리를 준수해 운전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출발 전 목적지 도로의 교통정보를 미리 파악해 출발한다.
▲운전 뒤 휴식은 넉넉하게: 귀성길에는 가능한 한 4시간이상의 계속적인 주행은 삼간다. 또 야간에 5~6시간 이상 운전해야 할 상황이라면 동행자와 교대로 운전하는 게 좋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차에서 일어나 바로 짐을 내리는 것은 금물. 뭉쳐있거나 굳은 허리와 주변 근육이 놀랄 수 있다. 차에서 내리면 먼저 허리와 다리를 움직여 부드럽게 해 준 다음,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무릎은 굽히고 허리는 편 상태에서 짐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잠들기 전에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따뜻한 물로 샤워하면 피로가 쉽게 풀린다.
■도움말-정명훈 현대유비스병원 척추뇌센터 과장.
박창식 기자 ilyo11@ilyo.c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