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우정으로 ‘이젠 떴다’
▲ 캐리커처=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전 국민 버라이어티라 불리는 <1박2일>을 통해 인기절정을 달리고 있는 개그맨 이수근. 그의 단짝은 바로 그와 닮아도 너무 닮은 ‘달인’의 김병만이다. 둘은 오래 전부터 KBS <개그콘서트>에서 함께 활동해온 것을 비롯해 평균에 못 미치는 작은 키, 같은 나이, 어딘지 모르게 닮은 얼굴, 또 뒤늦은 나이에 데뷔해 스타의 반열에 오른 이력까지 닮은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제는 둘 다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음에도 길거리에서 만난 팬들에게 상대방의 이름을 들으며 사인 요구를 받을 정도라고 하니,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연예계의 닮은꼴 단짝이라 할 수 있겠다.
그들의 우정은 데뷔 전으로 한참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들이 함께 개그맨을 꿈꾸며 월세방에서 동거하던 시절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월세 8만 원짜리 한 평 남짓한 옥탑방에서 함께 살았던 이수근과 김병만은 매일 개그 아이디어를 짜며 열심히 꿈을 키웠지만 마땅한 수입이 없어 제대로 된 식사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였단다.
하루는 거금(?)을 투자해 편의점에서 미니 족발을 사서 소주를 마셨다. 당장은 힘들어도 앞날은 밝을 거라 기약하며 기분 좋게 취해버린 두 사람은 어느덧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녘 뭔가 뒤척이는 소리에 잠에서 깬 이수근은 그야말로 눈물 나는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전날 밤 먹다 남은 족발 뼈들을 모은 김병만이 사골국(?)을 끓이고 있었던 것.
▲ MC 몽(왼쪽), 하하. | ||
역시 <1박2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MC몽과 현재 공익근무 중인 만능 엔터테이너 하하. 이들 역시 연예계 데뷔 초부터 함께해온 단짝이자 동갑내기 친구다. 한때는 서로의 인기를 비교하며 둘 사이의 우정을 시샘하는 소문도 잇따랐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그냥 웃고 넘길 정도로 소문난 단짝, 아니 환상의 짝궁이다.
둘의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어느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엽기’와 ‘산만’이 방송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던 그 시절, 둘은 타고난 끼와 넘치는 열정으로 프로그램 MC까지 맡게 됐다. 일일이 아이디어 회의에 참가해 자신들의 아이템을 내놓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이들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은 공중파에 버금가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누리게 됐다.
둘은 프로그램의 벌칙으로 한 겨울에 스키장에서 내복만 입고 스키를 탔고, 우스꽝스런 분장으로 길거리를 활보하는 등 수모 아닌 수모를 겪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의 솔직한 속내를 담은 노래를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내놓았던 노래의 제목은 바로 ‘이젠 뜨자’. 정식으로 앨범을 내고 가수로 데뷔한 것은 아니지만 특집 무대 등에서 이 노래를 선보인 이들은 무대 위에서 그 한을 풀어내곤 했다.
▲ 이윤석(왼쪽), 서경석. | ||
최초의 엘리트 개그맨으로 화제가 된 이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개그맨 서경석과 이윤석. MBC 공채 개그맨 동기이자 개그맨 가운데 몇 안 되는 명문대 출신인 탓에 이들 역시 닮은꼴 스타로 불리곤 했다. 콤비로 활동하던 데뷔 초부터 남다른 우정을 쌓아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 때론 너무 뜨거운 우정이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2001년 서경석의 입대 날이다.
늦은 나이에 입대하는 게 부담스러웠던 탓인지 서경석은 입대하는 내내 담담한 표정을 지었고 가족들과 지인들 역시 눈물을 흘리지 않은 채 조용히 그를 보냈다. 하지만 먼발치에서 사랑하는 애인을 군대에 떠나보내기라도 하듯 통곡을 하며 달려오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윤석이었다. 그가 서경석에게 건넨 입대 선물은 바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반지.
감동의 선물을 전해 받은 서경석은 군 생활 내내 군번줄에 자신들의 커플링(?)을 달고 있었을 뿐 아니라 지난해 있었던 이윤석의 학위수여식에선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펜을 선물했다. 얼마 전 결혼에 골인한 이윤석의 첫 부부 싸움 역시 밤늦은 시각에 서경석과 너무 자주 만났기 때문이었다니 이들 두 사람의 우정은 세상 모두가 부러워할 만하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