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운명 바꾸고 ‘신데렐라 등극’
스타들의 다양한 생김새만큼 그들의 데뷔 경로도 가지가지다. 로드캐스팅이나 기획사의 오디션을 통과하는 평범한(?) 경우부터 시작해 친구 따라 오디션 갔다 운 좋게 발탁이 되었다는 등의 신데렐라 스토리까지. 스타들의 데뷔 경로는 무척이나 다양한 편이다. 이런 까닭에 그들의 데뷔에는 남모를 비밀들도 존재하기 마련인데 스타의 데뷔 속에 숨겨진 갖가지 사연들을 정리해본다.
데뷔 1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자랑하는 개그맨 이휘재. 그가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FD 출신으로 방송에 입문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서울예대 재학 중 개그맨의 꿈을 안고 방송 현장을 체험하기 위해 방송국의 막내라 일컫는 FD 생활을 시작했던 것. 그는 장안의 화제였던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FD를 맡게 돼 훗날 전국적인 깜짝 스타로 떠오르는 계기를 맞게 된다.
이 과정에도 눈물 나는 스토리가 있으니, 사연은 다음과 같다. ‘뽀빠이’ 이상용의 몰래카메라를 앞두고 보조출연자 섭외에 한창이던 제작진과 이경규. 이들은 훤칠하고 잘생긴 데다 연극을 전공했던 FD 이휘재를 적임자로 판단해 이상용을 곤란케하는 중책을 맡기게 됐다. 제작진은 <우정의 무대> 녹화를 가장하여 실제 군부대를 섭외하는 데 성공했지만 문제는 이휘재의 헤어스타일이었다. 그의 머리길이가 군인이라기엔 아무리 봐도 너무 길었던 것. 하지만 단 한 번의 촬영을 위해 머리를 빡빡 깎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휘재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는데 이런 그를 설득시킨 건 다름 아닌 MC 이경규였다. 이경규는 “뜨고 싶다면 당장 머리를 밀라”는 강요 아닌 강요를 했고 이에 이휘재는 개그맨에 대한 부푼 꿈으로 큰맘 먹고 머리를 짧게 잘랐다고. 하지만 이상용의 몰래카메라는 촬영 당일 군부대 측의 협조 불가로 촬영 취소라는 비상사태를 맞게 됐다. 애꿎은 이휘재의 머리카락만 잘려나간 것. 방송국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서러움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는 이휘재는 이후 본의 아니게 삭발투혼으로 무장한 채 현장을 뛰었고, 몇 번의 단역 출연 이후 결국 ‘인생극장’이라는 꿈에 그리던 자신만의 코너를 맡아 스타덤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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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도 화장품 잡지모델 시절의 김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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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5집을 발표하고 각종 가요차트를 휩쓸고 있는 ‘몸짱’ 가수 김종국. 그가 13년 전인 1995년 남성듀오 터보로 데뷔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지만 원래 그가 터보의 멤버가 아니었음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파워 넘치는 남성 듀오를 기획하고 있던 터보의 기획사는 소문난 댄서였던 김정남을 먼저 섭외하고 남성보컬을 모집하고 있었다. 수차례의 오디션을 거쳐 남성보컬을 선발했지만 매일매일 계속되는 훈련과 고된 연습생생활에 지친 나머지 남성보컬은 소속사를 박차고 나갔고, 소속사는 또 다시 터보의 보컬을 찾는 오디션을 시작했다. 마땅한 인물이 없어 고심하던 중 녹음실 엔지니어가 자신의 사촌동생을 소개시켜줬는데 그가 바로 당시 19세의 김종국이었다. 즉석에서 오디션이 펼쳐졌는데 김종국의 화려한 가창력에 소속사 관계자는 물론 이미 확정된 멤버 김정남까지 스튜디오 안의 모든 사람이 넋이 나가버렸다고. 이로 인해 그는 단번에 터보의 멤버가 돼 현재까지도 가요계의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참! 당시 김종국에 앞서 터보의 멤버로 연습하던 이는 최근 이름을 ‘서한’으로 개명하고 연기자로 활동 중인 그룹 인디고 출신의 곽승남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라 불리는 김태희. 서울대 출신의 미모의 연기자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그이지만 실제 데뷔는 2000년대 초반 잡지모델로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그의 미모에 얽힌 일화가 하나 있다. 잡지 모델로 간간히 얼굴을 비추던 김태희가 하루는 한 여성잡지의 표지모델 면접을 보게 됐다. 수많은 잡지모델들 속에서 표지모델의 영광을 차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 하지만 김태희의 빼어난 미모는 단 한 번의 면접만으로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단번에 표지모델의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문제는 김태희의 면접이 촬영 바로 전날 이루어졌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표지모델로 촬영이 예정돼있던 원래 모델은 교체당할 수밖에 없었다. 김태희의 눈부신 미모에 밀려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기회를 놓쳐버린 이 모델은 당시의 일로 크게 낙심하고 연예계 활동을 접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 뺀다는 말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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