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골키퍼 부재 속 파주시민구단에 0-3 패배
천안시 천안축구센터에서 천안FC(이하 천안)와 파주시민구단(이하 파주)의 K3리그 2015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천안과 이번 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진출이 걸린 파주와의 한판 승부에 천안이 정봉주 선수의 출전을 예고해 관심을 모았던 경기였다.
이번 경기는 파주가 전문골키퍼 및 중앙수비수 부상으로 베스트 멤버를 구성하기 힘들었던 천안에게 3-0으로 승리를 거두며 끝이 났다.
마지막 경기에서 아쉽게 패한 천안FC. 하지만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며, 2015시즌을 아쉽게 마무리 했다.
파주는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천안을 압박했고, 그에 천안은 고전을 펼치며 공을 걷어내기에 급급했다. 최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하는 파주의 수비를 견디지 못하고 천안은 짧은 패스를 이용한 천안다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2분 만에 FC안양 출신의 파주 공격수 정영일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더니 전반 29분과 43분에 고교시절 제주도 지역의 유명한 골잡이였던 파주 허진영에게 내리 2골을 내주어, 전반에만 3실점 하였다.
전문골키퍼 부재와 중앙수비수로 맹활약하다 부상으로 결장한 대전시티즌 출신 김동혁의 공백이 아쉬웠던 천안이었다.
후반전, 천안은 선수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꽤했다.
대구대 출신으로 작년 U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미드필더 현승빈과 공격수 이휘경, 그리고 작년까지 대전시티즌 유스인 충남기계공고에서 뛰었던 수비수 조은종을 교체 투입하는 등 전술적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골키퍼 부재로 심리적인 불안감이 컸던 수비진들 때문에 섣불리 공격 축구를 펼치기 힘들었던 전반전과는 달리 포백라인을 높은 지점에 형성하는 등 공격적인 축구로 승부수를 띄웠다.
포백 수비수들과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을 더욱 타이트하게 좁히는 한편, 미드필더에서 상대를 강력하게 압박하는 움직임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후반 30분 등번호 77번 정봉주 선수를 교체 투입했다.
지난 9월 12일 서울FC마르티스 전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던 정봉주 전의원의 두 번째 K3리그 출전이었다.
대구FC 출신의 공격수 강우열과 투톱을 이룬 정봉주 선수는 투입되자마자 간결한 패스와 볼 트래핑을 보여주었고, 끊임없이 공간을 창출하고 수비 뒷 공간을 허물기도 하는 등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그에게 오는 패스가 많지 않아 기회를 살릴 수는 없었지만, 경기 내내 선수들을 독려하는 등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었다.
후반전 내내 천안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 절치 부심했지만 파주 골문을 열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막판까지 경기를 안정적으로 풀어간 파주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80년대 초반 국가대표 공격수로 활약했던 서원상 천안 감독은 “전문골키퍼 부재가 너무나도 아쉬운 상황이었다. 골키퍼들의 부상과 팀 이탈로 필드플레이어가 골키퍼를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골키퍼는 유소년부터 성장해 온 선수가 아니면 제대로 수행하기 힘든 포지션이기 때문에 후반기에 어의 없는 실점으로 패한 경기가 많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정봉주 선수의 존재에 대해 “선수들이 매우 좋아하고 있으며, 팀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다. 선수단을 독려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에 선수들의 귀감이 되어주는 존재” 라며 “다음 시즌에는 정봉주 선수를 좀 더 많이 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정봉주 전의원은 “K3리그는 축구를 계속하고 싶으나 팀이 없는 선수들에게 마지막 희망과도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한국축구의 현실을 몸소 체험하려고 천안FC에 입단한 것이다. 축구협회가 외형적으로 각종 리그만 키우는 데 급급했지 그에 따른 행정적인 뒷받침은 미약하다”고 지적하고 “현재 대부분의 K3구단이 열악한 환경과 재정난으로 신음하고 있다. 지역 축구의 활성화를 위해 생긴 리그인 만큼 지자체에서도 조금만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며 축구계의 문제점과 K3리그 문제점 등에 대해 정치인답게 날카로운 비판을 던지기도 했다.
축구 인생에서 실패를 경험했던 선수들과 정치인으로 고난을 겪고 있는 정봉주 전의원이 같이 볼을 차며 잃어버린 꿈을 되찾고 서로 힐링하는 시간을 갖는 힐링 캠프의 모습을 천안FC에서 엿 볼 수 있었다.
천안FC와 정봉주 선수의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
김정훈 기자 ilyo4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