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말 <맛있는 인터뷰> 코너를 통해 만난 솔비가 한 얘기입니다. 매스컴에 알리지 않은 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에 들어간 솔비는 조용히 수능을 치렀습니다. 그리고 바로 일주일 뒤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이미 다른 수험생들을 통해 그가 수능을 본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스컴에 보도된 뒤였습니다.
사실 솔비 정도의 유명 연예인은 대학 측과 사전협의로 합격이 가능합니다. 물론 수능을 치르긴 하지만 형식상의 절차일 뿐이죠. 뒤늦게 대입 수능을 준비한다는 사실을 매스컴에 흘려 본인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적절히 활용할 수도 있는 사안입니다. 그럼에도 솔비는 대학 측과의 사전 협의는커녕 수능을 치른다는 사실조차 매스컴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합격했을 것이라 예상됐지만 결과는 낙방이었습니다. 그렇게 ‘솔비’가 아닌 일반인 ‘권지안’의 도전은 이렇게 아쉽지만 ‘실패’로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는 벌써 그의 열성팬이 됐고 비슷한 감동을 받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연예인이 선행을 베푸는 것 역시 큰 미덕이지만 솔비처럼 연예인이기에 누릴 수 있는 비정상적 혜택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도 진정한 아름다움 아닐까요? 또한 대학 홍보 효과를 포기하고 엄정한 심사로 불합격을 통보한 해당 대학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