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성 무너진 독일차 아우디만 ‘체면치레’
도대체 컨슈머리포트는 어떤 단체이기에 이런 힘을 가진 것일까. 1936년 미국 뉴욕에서 소비자연맹(Consumers Union, CU)이 설립, 기업의 과장·과대 광고에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온힘을 다하고 있다. 컨슈머리포트는 공정성과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 광고 없이 제품 테스트를 진행한다. 테스트를 위해 정체를 숨긴 채 직접 제품을 구입한다. 여기에 100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소비자 관련 설문에 적극 임한다. 이곳은 기업의 입김에서 벗어나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일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컨슈머리포트의 발표에 따르면 연간 자동차 신뢰도 1위를 달성한 곳은 렉서스다. 7개 브랜드에서 3년 연속 1위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 1위 기업인 렉서스도 컨슈머리포트의 보고서 하나에 울고 웃었다. 렉서스는 도요타가 럭셔리 브랜드로 론칭한 기업이다. 지난 2010년 컨슈머리포트는 렉서스 GX460이 고속 주행시 전복 위험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 하나에 도요타는 미국 내 판매를 잠정 중단하고 대규모 리콜에 들어갔다. 또 미 고속도교통안전국(NHTSA)에서도 안전검사를 다시 실시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도요타는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신속한 대응으로 신뢰를 회복했다.
올해는 28개 브랜드의 74만 대를 조사,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1~7위),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8~15위), 신뢰도가 낮은 브랜드(16~28위)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추천했다.
올해 발표에서 가장 신뢰도가 떨어진 기업은 모두 7계단씩 하락한 아큐라와 캐딜락이다. 아큐라는 지난해 11위에서 18위로, 캐딜락은 올해 25위를 차지했다. 5계단 미끄러져 14위를 한 포르셰와 4계단 미끄러져 8위를 한 혼다의 부진도 눈에 띈다. 혼다와 아큐라는 전자기기의 결함과 변속기 불만이 커지면서 신뢰도가 급락했다. 특히 혼다는 신뢰할 수 없는 그룹으로 떨어져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독일 브랜드 중에는 아우디가 3위를 차지해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4계단 상승해 13위를 차지한 폴크스바겐, 3계단씩 오른 BMW(11위)와 21위 벤츠의 신뢰도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미국 자동차 회사는 7위를 차지한 뷰익이 그나마 선전했다. 포드(17위) GMC(19위) 쉐보레(20위) 크라이슬러(22위) 등 모두 하위권이다.
현대·기아차의 선전이 눈에 띈다. 기아차가 최초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그룹인 6위에 올랐고 현대차는 신뢰할 수 있는 그룹인 9위에 올랐다. 모두 4계단 올랐다. 기아는 6개 브랜드, 현대는 10개 브랜드에서 올린 성적이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