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창신동 시민아파트 철거전 열렸던 장터를 주민들 아이디어로 되살려
‘꼭장’은 창신숭인 도시재생선도지역 주제공모사업의 지원을 받아 ‘창신마을넷’이 준비하는 행사로 지난 6월 시작한 이래 연인원 약 1,000여명이 방문하여 지역의 대표적인 주민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11월 1일에 열리는 올해의 마지막 ‘꼭장’은 장터 뿐만 아니라 창신동라디오 ‘덤’의 생방송, 정림건축의 창신동 사진, 그림 전시 및 각종 체험 프로그램 등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된다.
‘꼭장’은 1990년대 창신동 시민아파트가 철거되기 전까지 낙산꼭대기 일대에 활기찬 시장이 열렸다는 마을주민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이를 되살려 마을을 활성화하고자 지역공동체 조직들의 연합체인 ‘창신마을넷’을 중심으로 올해 6월 7일을 시작으로 매월 첫째주 일요일 개최하게 되었다.
매월 ‘꼭장’ 참가자들은 온/오프라인에서 신청받고 있으며, 지역 외 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지만 직접 제작한 물품만을 판매할 수 있다.
‘꼭장’의 안내 현수막과 테이블 보, 돗자리 등은 지역의 봉제공장에서 자투리 천을 재활용하여 주민과 청소년들이 함께 제작하여 사용한다.
‘꼭장’에서는 봉제종사자들이 많은 지역의 특성상 에코백, 파우치, 의류 등 주민들이 직접 봉제로 만든 다양한 물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지역아동센터 학부모들이 직접 만들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들도 맛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역사 및 문화와 연관된 다양한 놀이와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아트브릿지’,‘니들앤코’ 등 사회적경제조직들,‘동대문 그여자’,‘소요재’등 지역 내 공방과 생산자들이 역사와 문화를 접목한 다양한 공예체험 프로그램들을 진행한다.
‘꼭장’의 무대에서는 지역의 인터넷라디오 방송인 창신동 라디오 ‘덤’의 진행으로 주민들의 공연과 토크쇼 등이 펼쳐지는 마을문화축제가 열린다. 노래, 연주, 동화구연, 낭송 등에 재능을 가진 주민들의 문화적 역량을 발휘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2015년 창신숭인 도시재생리더 양성사업으로 진행 중인 ‘新택리지사업’에서 그간 지역의 역사문화적 자산에 대한 이야기를 조사, 발굴한 내용들도 이번에 공개된다.
그동안 청년일꾼 6명이 지역의 역사와 인문을 연구하면서 주민들을 만나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채집했고, 주민들도 미처 몰랐던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지역자산들을 새롭게 발굴하여 정리, 기록하였다.
‘창신숭인, 장소의 혼과 도시재생’이라는 제목으로 정림건축 소속 건축가들의 눈으로 재해석한 창신숭인지역의 사진과 드로잉 전시도 눈여겨 볼만하다.
‘꼭장’에는 청소년들도 준비과정과 판매에 직접 참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친구네 지역청소년센터의 학생들은 판매수익으로 색다른 졸업여행을 기획하고 있으며, ‘뭐든지마을도서관’을 운영하는 학부모들도 수익금을 전액 마을도서관의 운영비에 활용하고 있다.
‘꼭장’과 함께 인근에 있는 동망정, 청룡사, 천국의 계단, 비우당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특히 낙산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낙조)은 환상적으로 아름다우며, 낙산을 오르내리면서 대학로나 이화마을, 장수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산책 코스이다.
행사장인 낙산어린이공원은 동대문역 5번 출구, 동묘앞역 10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종로03번을 타고 낙산 삼거리에서 내리면 된다.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김성보 주거사업기획관도 “주민들 스스로 지역의 역사문화적 자산을 발굴해 장터를 되살려낸 것에 대해 많이 놀랬다.”면서 “이러한 공동체 활동의 성과가 차곡차곡 쌓이면 향후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을 주민이 주도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