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에서 신원철 대표의원(서대문 1)은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은 독재적 발상’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또한 ‘UN에서 조차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밀리에 강행하는 것은 국제적 수치’라며 정부의 국정화 강행을 규탄했다.
서울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양심세력과 함께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위해 싸워나가겠다고 결의했다.
다음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결의문 전문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결의문
역사는 우리 겨레가 수천 년 살아온 삶의 발자취이며 우리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고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역사해석과 역사교육은 국민 누구나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우리 서울시의회는 9월 15일 제26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서울시의회 여야의원 모두의 이름으로 ‘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 중단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의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새누리당 의원들도 참여 하여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통과 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지난 10월 12일 중학교‘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한국사’교과서의 발행체제를 국정화로 전환하는 내용의 행정예고를 강행하여 역사교육의 근간을 훼손하는 시대착오적 움직임을 보였다.
더욱이 교육부는 행정예고 전인 10월 5일부터 서울특별시 종로구 국립국제교육원에 비공개 국정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였으며, 지난 11월 2일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확정 고시하는 등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하여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국정교과서는 학문의 자유와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한다.
역사는 다양한 철학과 신념을 신봉하는 사회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 온 공동의 산물이며, 우리 민족의 삶의 유산이자 소중한 보고이다. 따라서 역사연구는 다양한 관점과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역사교과서 또한 교과서 집필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게 된다면 역사연구와 역사교육은 국가가 정한 기준에 따라 획일화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학문의 자유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그리고 역사인식에 있어서의 다양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오히려 후진적인 역사교육이 이루어질 우려가 있다.
국정교과서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국가가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여 역사해석을 독점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발전됨에 따라 국민들의 역사에 대한 인식 또한 다양화되어 왔다. 이는 학교에서 역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습득하는 과정과 스스로 역사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회귀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역사인식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시도이다.
국정교과서는 세계의 보편적 기준에 어긋난다.
한편 세계적으로 국사교과서를 국정화한 나라는 극단적인 폐쇄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북한 등 극소수의 나라에 불과하다. OECD의 대다수 선진국은 이미 검·인정제를 넘어 교과서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국정교과서’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더욱이 교육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오랫동안 이어지던 사회주의 국가에서조차 최근 들어 교과서 검·인정제가 크게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대다수의 역사학자, 대학교수, 교사, 학생들도 국정교과서를 반대하고 있으며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여론이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역사교과서의 자유로운 발행과 선택을 장려하여 역사인식에 대한 다양성 확산에 노력하는 것이며, 오히려 합리적인 검·인정기준을 설정하여 역사왜곡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우리 서울특별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일동은 하나의 역사해석만을 학생들에게 주입함으로써 역사인식에 대한 다양성을 훼손하려는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강력히 반대하며, 자칫 전세계의 조롱거리로 전락할 수 있는 후진적인 역사교육과정의 도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15년 11월 10일
서울특별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일동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