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이 덩달아…이쯤되면 유니폼
기상 캐스터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원피스는 미국의 ‘호미이(Homeyee)’ 원피스였다. 몸에 딱 맞게 입는 이 원피스는 단정한 스타일로 모두 일곱 가지 색상이 있었다.
시작은 페이스북이었다. 지난 10월 전국의 기상 캐스터들이 모인 페이스북 페이지에 누군가 이 원피스의 판매 사이트 링크를 걸어놓았던 것. 그 후 몇몇 캐스터들이 이 원피스를 사 입고 방송을 한 인증샷을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원피스 사진이 마음에 들었던 다른 캐스터들이 덩달아 사 입기 시작하면서 급기야 무려 50명이 넘는 캐스터들이 이 원피스를 입고 날씨 중계를 했다.
이에 대해 마이어스는 “엄격한 복장 규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상 캐스터들이 입을 수 있는 의상은 극히 제한돼 있다. 마이어스는 “우리는 현란한 프린트가 있는 옷은 못 입는다. 또한 레이스가 달려 있거나 초록색 옷도 금지되어 있다. 치마가 너무 짧아서도 안 되고, 가슴골이 보여서도 안 된다. 40대 이상의 시청자들이 불쾌하게 여기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런 이유 때문에 규정에 맞는 단색의 의상을 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몸매가 돋보인다는 점과 저렴한 가격도 인기에 한몫했다. 이 원피스의 가격은 23달러(약 2만 5000원). 사실 엄격한 규정에 부합하면서 이 정도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원피스는 드문 것이 사실. 사비로 의상을 구입하는 캐스터들에게 의상에 지출하는 비용은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이어스는 방송사에서 의상비를 대주냐는 질문에 “아니다. 우리는 메이크업도 직접 하고, 머리도 직접 손질한다”라고 말했다. 마이어스는 “나는 현재 5주 내내 겹치지 않고 입을 수 있을 정도의 원피스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일을 시작하고 처음 2년 동안은 일주일 반 정도의 옷밖에 갖고 있지 않았다. 수입이 적었기 때문에 옷을 살 형편이 안 됐다”라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