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 씨는 11일 김 전 총리의 서울 청구동 자택을 방문, 약 30분간 면담을 이어갔다. 현철 씨는 “장례식에서도 누구보다 제일 먼저 와주셨고, 오랜 시간 동안 위로해주셨다”고 감사를 표했고, 김 전 총리는 현철 씨에게 “자당을 잘 모시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전 총리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아버지는 살아계실 때보다는 돌아가신 다음에 더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럴 분”이라면서 “백 마디 소용없고, 정치인으로서 소신껏 하시고 싶은 거 하신 분이다. 참 파란만장의 길을 걸으셨다”고 평가했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에게 여러 가지로 당하셨다”면서 “(YS가) 돌아가실 때 내가 (마음속으로) ‘박 대통령한테 박해받으신 거 내가 씻어 드릴 테니 그걸로 용서하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총리는 이어 현철 씨가 정치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최근의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지금 한창인데 가신 분(YS)이 무엇을 희망하는지 말씀하시고 돌아가셨느냐”면서 “뭔가 아버지께서 조금 덜한 게 있을 텐데 그걸 대신해서 실현하는 것이 아버지가 원하시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현철 씨는 조용히 웃으며 “말씀 감사하다”고 짧게 답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