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박안’ 안철수 탈당 ‘문박이(이재명)’ 총선체제 부상
문재인 “파도에 흔들릴지라도 가라앉지 않는다” 이재명 “당 위기가 기본원칙으로 돌아갈 기회”
[일요신문] 지난 13일 안철수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공식선언했다. 문재인 대표는 “파도에 흔들릴지라도 가라앉지 않는다”고 심정을 밝힌 채 국회를 떠나 양산에서 정치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표가 야심차게 제안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문박안(문재인, 박원순, 안철수) 연대’가 깨진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만이 어쩔 수 없이 연대의 빈자리만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모든 시선이 새정연의 탈당 의원이나 문재인 대표를 향한 비판에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또 한사람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일부에서는 ‘문박안’연대를 대신해 이재명 시장이 포함된 ‘문박이’연대가 당의 총선 비상체제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지난 한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를 제외한 야권 대선주자를 묻는 질문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부겸 전 의원을 제치고 가장 많은 지지를 얻기도 했다.
메르스사태의 경우 정부의 무능한 대처가 도마에 올랐을 때에도 박원순 서울시장(당시 여론조사 여야대권주자 1위)과 더불어 이재명 성남시장은 4%와 6%의 대권주자 지지율을 보이며, 야권유력인사로 자리 잡은 뒤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지지율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이재명 시장의 성남시 복지정책인 ‘무상공공산후조리원’, ‘무상교복’, ‘청년배당’ 등이 정부와 불수용 논란으로 갈등을 빚으며,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적 관심마저 끌고 있다. 처음엔 다윗(기초단체장)과 골리앗(중앙정부)의 싸움을 연상시키며, 관심을 끌다 혁신전당대회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간의 논쟁 중에도 기초단체장으로서의 연이은 정책 행보로 당내외에서 그 진정성마저 인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재명 시장을 두고 “끈질긴 측면이 있다. 야권의 야생성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 초부터 이어온 지역 강연회와 지지모임 순회 및 해외방문은 물론 정치권에서 소외된 세월호 사건 등에 집중하는 모습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을 야권의 새로운 대안이자 민주주의의 대변인으로 지지하는 세대와 계층마저 늘어나고 있다.
종북논란의 중심에 있던 이재명 시장을 향해 보수단체인 재향군인회와 노인회 조차 그의 정책을 지지하는 현수막이 성남시내에 걸려 있는 모습이 이를 대변한다.
하늘과 국민만이 진정한 시대의 흐름을 알려준다고 말했던 한 정치인의 말이 생각나는 요즘, ‘문박이’ 연대가 새로운 새정연의 총선 비상체제로 자리 잡을 지 이재명 시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사진=일요신문>
이재명 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의원 탈당이)안타깝다. 조직은 일사분란 해야 하며 생각이 다르면 고쳐서 조직에 맞춰야 한다. 반면 당은 서로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경쟁을 하다가 잘 안 되면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자기 생각을 설득하고 이런 과정들이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그 과정 자체들이 서로 존중이 좀 잘 안 되는 측면이 있고, 더군다나 다르다고 떠나버리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시장은 “그러나 이게 또 완전히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 지금까지 당 내부에서 국민들이 볼 때 당권을 놓고 막 다투고 있으니 저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일하는 사람인지, 자기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인지 분명하지가 않았다”며, “지금 이제 위기가 오니까 당의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가서 누가 국민에게 더 나은 비전과 신뢰를 주느냐를 놓고 경쟁해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갈 수 있어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주 호남을 방문하는 이재명 시장이 오는 20일로 연기된 ‘문박이’ 콘서트에서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만남에서 어떤 대안을 펼칠지가 기대된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