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중반 일본 축구의 최고 스타였던 마에조 노가 올 시즌부터 안양에서 뛴다. 그는 패션감 각도 연예인 못지않다고 한다. | ||
특히 올 시즌은 월드컵 4강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브라질 대표 출신인 마그노(전북)와 도도(울산) 등을 비롯해 일본 대표 출신인 마에조노(안양) 등 수준 높은 기량을 보유한 선수들이 대거 입단해 어느 해보다도 용병들의 ‘지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들 다국적 용병들은 탁월한 실력뿐만 아니라 그들만의 색다른 이력과 개성 넘치는 끼로 팬들의 관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들 역시 현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커온 스타들. 튀어도 유난히 튀는 그들만의 ‘숨은 1인치’를 들여다봤다.
[‘악동’ 마에조노(안양)]
90년대 중반 일본 축구 최고의 스타로서 지난해 12월 안양에 입단한 마에조노 마사키요(30). 일본 대표팀 출신의 ‘K리그 진출 1호’라서 그런지 어느 용병보다도 국내 팬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그는 한창 잘나가던 요코하마 시절 이후로는 유랑생활을 계속했다. 하지만 97년 베르디 가와사키에서 쫓겨나 브라질 산토스와 고이아스, J2 쇼난 벨마레 등을 전전하면서도 축구화의 끈을 풀지 않았다.
마에조노는 옷에 대한 욕심이 많다. 일본 <사커 매거진> 요시자키 에이지 기자는 “화려하고, 또 최신 유행하는 옷을 입는다. 연예인 못지 않은 감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과거 긴 생머리는 압권이었다. 스타들이 즐비했던 베르디 가와사키 시절, 부진한 플레이를 펼치자 팀 내 고참인 라모스가 머리를 깎으라고 요구해 손질했던 때 말고는 절대 다른 헤어스타일을 연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방송과 신문 인터뷰도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사진기자가 다가오면 멋지게 포즈를 잡기도 하고 쌍꺼풀을 더 크게 부풀려 카메라를 매섭게 쏘아보기도 한다. 과거 나카타(파르마)를 조연으로 삼고 찍은 라면 CF 경험 덕택이다. 미혼인 데다 낯선 한국 생활 때문인지 훈련이 끝나면 브라질 용병인 바티스타나 히카르도 등을 불러내 짜릿한(?) 밤을 만끽한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 브라질 출신 마그노(왼쪽)와 도도 | ||
전남과 전북의 치열한 영입 소용돌이 속에서 결국 조윤환 사단 품에 안긴 마그노(28)는 브라질 1부리그 플루미넨세 소속으로 99~2000시즌 브라질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골잡이다.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브라질 대표로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올 시즌 최고 용병 후보 ‘0순위’로 꼽힐 만큼 정확한 위치선정과 한 템포 빠른 슈팅을 자랑한다.
별명은 부시맨. 정감 있고 순박해 보이는 외모를 빗댄 별명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상당한 재력가다. 브라질에선 수영장과 사우나 시설을 갖춘 3층 저택을 소유한 알부자로 최신형 BMW에다 기사와 조리사까지 고용하며 호화 생활을 누렸다. 하지만 특별히 고급 음식을 먹지는 않는다. 소박한 브라질 음식을 즐기며 전북에 합류하고부터는 컵라면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브라질 현지에서는 ‘전도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마그노의 에이전트인 ‘월드 풋볼 트레이닝’의 최승호 대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마주치는 사람마다 ‘교회 나가라’고 해서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었다”며 “실제로도 전도사다”라고 설명했다. 마그노는 터키 전지훈련 기간에도 수시로 선수들을 불러 모아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예수를 믿으시오.”
[‘스파게티 킬러’ 도도(울산)]
울산이 거금을 들여 영입한 브라질 출신 특급 공격수 도도(30). 이적료 1백만달러, 연봉 30만달러가 말해주듯 화려한 경력을 지녔다. 98년 브라질 월드컵 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호나우두, 에드문두, 베베토, 호마리우 등과 월드컵 직전까지 치열한 엔트리 경쟁을 펼친 적이 있다.
도도는 2001~02시즌에 1부리그 보타보고에서 15경기 17골을 기록해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감독이 네 번이나 교체되는 등 어수선해진 팔메이라스를 떠나 유럽 진출을 모색하던 중 ‘아주스포츠’(대표 이광수)와 인연을 맺게 돼 한국 땅을 밟았다.
이력으로 봐서는 상당히 도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외로 성실하고 순한 성격을 지녔다는 평.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서 그런지 항상 겸손하고 차분하게 행동한다. 그러나 한국 음식만큼은 ‘NO!’. 아직까지 매운 음식엔 손을 못 대고 있다.
도도는 자칭 ‘스파게티 킬러’다. 이탈리아 출신인 장모의 영향이 크다. 장모가 해주는 이탈리아 요리를 무척이나 그리워한다는 후문. 결혼한 지 1년 6개월 된 아내의 미모도 상당하다고 한다.
아기가 없어 고민이지만 한국에서 기필코 2세를 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3월 중순 아내가 입국하면 ‘제2의 허니문’을 보내겠다는 도도. 불후의 명작 <타이타닉>을 아내와 함께 다시 돌려보며 무드를 잡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는 중이다.
유재영 월간축구베스트일레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