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서 독성 없는 항암물질 찾았다
폐암세포를 주입한 쥐 모델에서의 암 억제 효과를 나타낸 그림이다. 리포칼린 과발현 쥐인 두 번째 라인 쥐들은 온몸으로 암이 퍼진 결과를 볼 수 있는 반면, BRM270의 경우는 거의 감소한 상태를 볼 수 있다. 암 조직을 떼어낸 사진에서도 단기간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현저하게 줄어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한암예방학회(회장 서영준)의 이번 정기학술세미나는 국내외 학자와 전문가 등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12월 10~11일 이틀에 걸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매년 암 예방과 연구에 관한 여러 가지 최신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다.
정동기 교수(제주대학교 생명공학부 동물유전공학 및 줄기세포 연구실)는 학술세미나 이틀째인 11일, 암세포 전이 억제 효과를 가진 천연 복합추출물 BRM270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천연물질을 활용한 통합의학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는 BRM연구소(연구실장 박양호)와 공동으로 이루어진 연구다.
정 교수는 “암의 재발과 전이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암 줄기세포(cancer stem cell)를 없애야 하는데 이번 연구에서 BRM270이 암 줄기세포를 공략해 암의 성장과 전이를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제주도 자생 청피, 삼백초 등이 주성분
대한암예방학회에서 ‘BRM270’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정동기 교수.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국제적 논문인 SCI급 학술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Oncology> 온라인판에 발표됐고, 12월호에 정식으로 발간됐다.
정동기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이용하고 있으면서 효능을 보고 있는 제주도 자생 청피, 삼백초를 포함한 추출물에 주목,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BRM연구소와 함께 지난 5월 연구를 진행했다. 이어서 더 진전된 연구를 진행했고, 이번 학술세미나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게 됐다.
암 전이 단백질인 리포칼린2(LCN2)를 실험군과 대조군의 암줄기세포에 주입한 결과, BRM270이 투여된 실험군은 암이 억제되고 전이 없이 생존했다. 하지만 그대로 방치한 대조군에서는 암이 전신으로 퍼져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BRM270은 천연물의 특성을 저마다 규명해 독성 없이 만든 물질이다.
“연구실에서 발견한 리포칼린(Lipocalin) 유전자가 일반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항박테리아 기능이 있는 반면, 암환자의 경우 암의 전이를 촉진시킨다는 점을 알고 이러한 심각한 상태에서 과연 어떤 효과를 보일까 하는 관심을 가지고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환자들이 이미 사용하는 천연물을 이용해 치료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을 사용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어렵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정 교수는 “BRM270은 익지 않은 감귤의 껍질인 청피와 삼백초 등 제주에서 자생하는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이 주요 성분”이라며 “지역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라는 점에서, 제주대 연구팀과 BRM연구소가 협력해 산학연구의 성과를 내게 되어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발표에서 그는 두 형제가 B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으로 사망, 암 줄기세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는 자신의 가족력을 간단히 언급하기도 했다.
# 재발·전이되는 암, 천연물 통합치료가 해법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BRM연구소 박양호 연구실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천연물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 기존 현대의학 치료와 더불어 천연물을 이용한 통합치료를 함으로써 약간의 생존기간 연장이 아니라 암 줄기세포를 없애 암의 전이와 재발을 막는 근본적인 암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암 덩어리에 숨어 있는 1~2%의 암 줄기세포를 없앤다면 재발, 전이를 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 암으로 인해 사망하는 환자의 80% 이상이 전이와 재발로 사망하는 것이 현실이다. 기존의 항암제만으로는 암이 성장하고 전이되는 다발적 경로를 차단하지 못하고 내성이 생긴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결과가 증명하고 있다. 암환자에게 다양한 항암제를 동시에 쓰더라도 인체가 견디지 못하거나, 간암에 쓰는 넥사바 등 고가의 표적치료제 또한 막대한 치료비용이 드는 반면 얼마 동안의 생존기간 연장이라는 효과만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나 중외제약 등 국내외에서도 천연물 추출성분을 이용해 암 줄기세포를 없애는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성장하는 암세포를 죽이는 항암제치료, 표적치료제, 색전술 등과 함께 줄기세포를 다스리는 천연물 요법을 병행해야 완치된다. 면역요법을 할 때도 암세포의 98%까지는 면역요법으로 죽일 수 있지만 2%의 암 줄기세포는 없애지 못하는 만큼 암 줄기세포를 없애는 천연물 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항암제가 처음부터 안 듣거나, 듣다가도 내성이 생기는 경우에도 ‘BRM270’을 통합치료하면 효과적”이라는 것이 박양호 연구실장의 설명이다.
다만 특정 천연물에 약효가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박양호 연구실장은 “과학적인 연구로 효과가 입증된 천연물을, 용법과 용량을 지켜야 효과가 있다”라고 당부했다.
송이랑 건강전문 프리랜서
‘BRM270’ 개발한 BRM연구소 천연물 요법 ‘수요강좌’ 활짝 BRM연구소에서는 매주 수요일에 암과 간질환 최신요법 강좌를 열고 있다. 혈액검사와 초음파, CT검사 등 정확한 양방과 진단시스템을 활용해 병원치료와 병행하는 통합치료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천연물 요법을 알려준다. 또한 암 환자를 위한 식단과 보조요법 등에 대한 투병정보도 알 수 있다. 천연물 요법에 관심이 있는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연구소에서 여는 ‘수요강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