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뜻에 따라 결정” vs “당적 변경 생각 없다”
‘안철수-손학규 사람’으로 각각 분류되는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가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놓고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윤 시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기존보다 진전된 발언을 해 입장변화가 감지된다.
윤 시장은 28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송·신년 기자회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탈당 여부에 대해“정치인 개인으로서의 행보보다는 150만 시민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변화의 흐름을 지켜보고 때를 놓치지 않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윤 시장이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 탈당 후 “시정에 전념하겠다”며 정치적 언급을 자제한 것을 고려하면 진일보한 것이다.
이 때문에 지방 정가에서는 내년 총선 이전 탈당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윤 시장은 “광주의 민도(民道)는 늘 앞서 있고, 멀리 향해 있고 지금 문제제기 또한 대통합의 용광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광주호의) 선장으로서 갈 일을 고심하겠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일부 반대 여론에도 안철수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몫으로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했다.
정가 안팎에서는 ‘의리’ 차원에서 윤 시장이 안 의원과 동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에 이낙연 전남지사는 “당적 변경 생각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 지사는 이날 송·신년 기자회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당적을 변경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지사는 “지도자들이 좀 더 지혜롭다면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하는데 정치 집단은 왕왕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뻔히 이 길로 가면 파국인 줄 알면서도 끝내 파국으로 가고 마는 그런 어리석음들이 나타나기 쉽다”며 “지금 야권이 그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2000년 새정치민주연합 전신인 새천년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지금까지 탈당으로 인한 당적을 변경한 적이 없다. 가히 ‘민주당 지킴이’ 수준이다.
결국 윤 시장은 ‘민도(民道)’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 지사는 ‘분열’보다 ‘통합’을 중시하는 정치적 소신으로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 지사의 이 같은 입장은 반 문재인 정서와 함께 야권의 재편을 간절히 요구하는 최근 호남 민심의 주된 흐름과는 배치되는 것으로 지역사회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지역 일각에서 안철수 의원의 탈당과 신당 창당 과정에서 손학규 전 대표의 소극적 태도(?)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지사의 행보를 둘러싼 향후 호남 여론의 향배가 주목된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