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저격수로 ‘영건’ 출동 준비
“어린 시절을 보낸 노원구나 중학교를 나온 목동에서 출마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
지난 11월 5일 <문화일보>가 ‘이준석 노원병 출마설’을 보도하자 그가 SNS(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 전 혁신위원장은 “선거 참여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탰다. 노원병은 안철수 의원과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다. 거물급 정치인들과 이 전 위원장이 ‘자웅’을 겨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여론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최근 그의 출마설이 다시 한 번 돌았지만 이 전 위원장은 “선거가 다가오다 보니 이런 해프닝들이 많아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준석 출마설’에 대해 안철수 의원 측은 “안 의원도 노원병 출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안 의원은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을 꽤 깊게 갖고 있다. 총선 출마를 위해 지역구를 옮기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요신문>과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의 공동여론조사(<일요신문> 1233호 1월 3일자 보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과 안 의원의 양자대결에서 응답자의 43.3%는 이 전 위원장에게 지지를 보냈다. 42.4%의 지지를 얻은 안 의원과의 차이는 불과 0.9%포인트(p). 지지하는 후보가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4.3%였다. 이 전 위원장, 안 의원, 노 전 의원의 가상 3자대결에서도 응답자 중 38.4%의 지지를 받은 이 전 위원장이 1위를 차지했다. 안 의원은 29.6%로 그 뒤를 이었고 노 전 의원은 27.7%를 기록했다. 이 전 의원장의 ‘저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노 전 의원 측은 “노 전 의원의 노원병 출마 가능성 상당히 높다. 출마선언을 당에서 미뤄보자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며 “아마 노 전 의원과 다른 분들을 각각 양자대결 시켰으면 노 전 의원이 훨씬 많이 나왔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철수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창당 준비 중이라 여론조사와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발언으로 유명세를 치른 장하나 의원은 노원갑 출마를 선언했다. 야권에겐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다.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였지만 지난 총선에서 정 전 의원을 대신해 출마한 김용민 후보의 욕설 논란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에게 완패했다.
장하나 의원실 이보라 보좌관은 “공천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지만 장 의원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운동화 밑창 몇 개를 갈면서 지지자들 만나고 있다”며 “이 지역은 장애인 인구와 기초수급자, 새터민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라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많다. 평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정치적 소수자들을 위한 청년정치를 해왔던 장 의원과 잘 맞는 지역이다”고 설명했다. 이노근 의원실 관계자는 “상대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말할 수 없지만 이노근 의원은 여전히 주민들에게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모습이다.
김광진 의원은 자신의 고향 전남 순천·곡성을 선택했다. 호남에 유일하게 새누리당 깃발이 꽂힌 곳, 이정현 의원의 지역구다. 현재 더민주엔 노관규 전 순천시장과 고재경 정책위 부의장도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지난 총선에서 이정현 의원에게 패한 서갑원 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김 의원의 예선 유력 경쟁자만 벌써 3명이다.
<일요신문>-조원씨앤아이 공동여론조사(<일요신문> 1233호 1월 3일자 보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정현-김광진 양자대결에서는 응답자의 41.6%가 이 의원을 지지해 38.4%의 김 의원과 3.2%p 차 접전을 보였다(오차범위 ±2.9%p). 다만 지지하는 후보가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20.1%로 조사돼, 부동층 비중이 높다는 것이 변수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장은 “이정현 의원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재선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의 생각은 달랐다. 김광진 의원실 관계자는 “두 달 전 여론조사에선 이 의원과 우리가 20%p 이상 차이가 났다. 중간에 지역 언론 여론조사에서는 격차는 11%p, 이번 <일요신문> 조사에서 김 의원이 3.2%p까지 따라 붙은 것”이라며 “이 정도면 김 의원이 노관규 후보나 서갑원 후보보다는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더민주 문재인 대표에게 석패한 새누리당 손수조 당협위원장의 ‘전선’은 어떨까. 손 위원장은 부산 사상에 또 다시 출마를 결심했지만 예선이 남아 있다. 손 위원장의 상대는 15∼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 18대 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던 장제원 전 의원. 더민주는 ‘문재인 키즈’ 배재정 의원을 등판시킬 예정이다. 배 의원을 19대 비례대표로 발탁한 이가 문 대표다.
손 위원장 측 윤태한 비서관은 “4년 전과는 차이가 크다. 그 때 손 위원장의 나이가 20대였지만 이제는 30대 아기 엄마다”며 “서부산권은 호남분들이 많아 야권 색깔이 좀 세다. 사상을 발전시키려면 시·구 예산 가지고는 사실상 턱도 없다. 여당 국회의원이 당선되면 예산을 끌어 올 수 있다고 유권자들을 설득 중이다”고 밝혔다.
김경란 전 아나운서와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상민 의원은 수원 장안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1년 전부터 지역 사무소를 개소했고 ‘민원의 날’ 활동 등 지역주민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새누리당 박종희 전 의원에게 당협위원장을 내주면서 공천 싸움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지역을 돌다보면 분위기가 다르다. 처음 이곳에 내려왔을 때는 저를 모르는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고교 동문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저를 도와주고 있다”며 “저는 청년 비례대표로서 원내에서 국정경험을 쌓고 그것을 지역에서 실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흐름은 긍정적이다. 놀랄 만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