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네이버 블로그 ‘쾌도난마 케네스김’에 우리 정치 현실에 대한 탁월한 분석과 대안이 담긴 글을 수시로 올리면서 네티즌의 반응을 뜨겁게 만들고 있는 파워블로거이다.
이 책은 친노 세력이 한국 정치에 끼친 폐해를 논하고 있다.
그동안 친노 세력의 태도, 스타일, 언어습관을 비판하는 인사는 많았지만, 이 책은 이 외에도 특히 친노의 ‘수구보수성’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 지면의 절반 가량이 친노의 수구보수성에 대한 비판이다. 우리는 보통 친노 세력이 매우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세력이라고 믿어왔지만, 친노 세력은 개혁이나 진보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증거로 친노 세력의 집권시절 한나라당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던, 아니 한나라당보다 훨씬 더 수구 보수적이었던 정책들을 열거하고 있다.
친노는 집권 당시 ▲이회창이 집권 했으면 가장 먼저 착수했을 대북 송금특검으로 중차대한 시기에 남북관계를 파탄냈고 ▲역사의식 없는 민주당 분당 및 한나라당과 대연정 주장으로 지지자를 허탈하게 했고 ▲비정규직을 기간제로 합법화하고 신자유주의 수용에 적극 찬성하여 지지자를 절망하게 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부자감세, 영리병원 도입, 월스트리트 자통법 수용, 돈스쿨이라 불리는 로스쿨 도입, 보편적 복지 반대, 중소기업 고유 업종 폐지, 분양가 공개 반대, 이중곡가제 폐지, 대학 법인화, X-파일 사건 수사 방해 및 삼성 공화국 등)
또한 ▲한미 FTA를 전두환식으로 체결했으며 ▲냉전적 韓美日 3각 동맹을 적극 수용하였다고 주장한다(제2의 거문도 점령인 강정마을 해군기지 확정,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수용, 주한미군 MD 수용, 소리 없는 4대강 사업인 용산기지 이전 비용 및 환경오염 치유비용 등)
물론 한나라당도, 참여정부가 제안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반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정책에서 친노와 100% 일치했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한나라당은 친노의 이른바 “싸가지 없는 태도”를 비난하며 국민들 상대로 야당 장사를 톡톡히 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들 친노 세력은 자신들이 10여년 전 저지른 수구폭정에 대해서는 한 마디 반성도 없이, 40여년 전 사라진 박정희를 끌어내 대중의 즉자적 원한 감정을 동원하는 식으로 새누리당과 “적대적 공존”하며, “생계형 정치 자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친노 세력의 4대 정체성으로 ▲수구보수성 ▲영남패권성 ▲자폐적 권력 독점주의 ▲이른바 ‘싹수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4대 정체성을 순서대로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언론도 저자의 비판의 칼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특히 저자는 한겨레의 맹목적 친노 정파성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목을 할애하여 비판하고 있다(“제1장 8절. 한겨레에게 묻는다” 참조).
나아가 저자는 수구보수성, 영남패권성에서 새누리당과 아무런 차이도 없는 친노 세력이 야권의 주류로 있는 한 정권 교체는 불가능하며, 따라서 양심적 민주개혁 세력을 한데 묶을 수 있는 ‘대중적이고 개혁적인 선명 야당’을 창당하여, 2016년 총선에서 친노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하자고 주장한다.
그렇게 다당제로 2016년 총선에 임해, 국민이 선택해준 정치 지형을 토대로 ‘이질적 정치세력’간 정치 공학적 연대를 완성시키는 것만이 정권교체의 유일한 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리고 선명 개혁신당을 띄우기 위한 거름으로 정동영을 활용하자고 주장한다.
우리는 막연하게 이미지만으로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따지기 이전에 맹목적 진영논리에 갇혀 “내 편, 네 편”을 가르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저자는 이미지 정치의 덫에서 벗어나 정치인들이 실제 했던 ‘정치적 의사결정’과 ‘행동’ ‘정책’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양심적 민주개혁 세력은 친노 세력이 원하는 참여정부의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친노와 참여정부를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주의 발전은 요원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이 미워서 어쩔 수 없이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긴 하지만, 친노를 지지하면서도 뭔가 찝찝하다는 생각을 하는 국민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김병로 지음(선명야당 재건본부 대표)/책마루 펴냄/13,000원.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