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용미리 공동묘지에 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이 집결했다. 담력과 체력을 동시에 키우기 위한 극기 훈련을 위해서였다.
훈련은 5~10분 간격으로 한 선수씩 출발해 공동묘지를 가로질러 왕복 2시간30분 코스의 산길을 갔다오는 내용. 손전등도 지급되지 않은 칠흙 같은 어둠 속의 공동묘지를 혼자 2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는 것은 소름 끼치는 일. 선수들도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휴대폰과 MP3 등을 나름대로 준비해 왔지만 엄격한 김국현 총감독은 갖고 온 일체의 물품들은 모조리 압수했다.
새벽 2시가 되어 4km의 거리를 무사히(?) 걸어 나온 선수들의 반응은 “한편으로 무서웠지만 간이 더 커진 것 같아 올림픽 무대에서도 떨지 않고 잘 할 것 같다”는 자신감 넘치는 소감이 대부분이었다.
한편, 공동묘지 특훈을 진두지휘한 김 감독도 이 ‘행사’에 동참했을까? 김영호 코치 등 코칭스태프에서 “나이도 많으신데(?) 그냥 버스에 가셔서 쉬시라”는 권유가 있었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을 모두 올려 보내고 마지막 주자로 공동묘지를 통과했다.
김 감독은 훈련이 끝난 후 “머리가 쭈뼛쭈뼛 서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옆에서 꼭 누가 보고 있는 것 같아 플래시를 비춰보면 아무도 없었다”면서 직접 훈련을 체험(?)한 소감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용]
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