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테네 올림픽 이전에도 올림픽에 한 가족이 출전하거나 한 가족이 대를 이어 메달리스트가 된 사례는 많았다. 특히 형제, 자매의 경우 형(혹은 언니)의 영향으로 동생들이 같은 종목에 입문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부부의 경우에는 같은 종목에서 서로 한솥밥을 먹다 아예 평생 한솥밥을 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가족들이 딴 올림픽 메달은 대부분 한 종목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들은 앞서 언급한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 지난 시드니올림픽 여자복식 테니스에서 여자라고는 믿기지 않는 무시무시한 힘을 바탕으로 손쉽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96년 애틀란타올림픽에 승마 선수로 함께 출전한 미국의 데이비드 오코너와 카렌 오코너 부부도 동반 금메달 사냥에 성공,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남자 탁구 안재형은 88서울올림픽에서 복식 동메달을 따냈고, 훗날 그의 부인이 된 자오즈민(당시 중국)은 여자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자오즈민이 결승에서 금메달을 내준 상대가 한국의 현정화-양영자 조였으니 어쨌든 자오즈민으로서는 ‘예비 시댁’인 한국에 확실한 ‘예단’을 챙겨온 셈이다.
한 가족이 무려 15개의 메달을 딴 사례도 있다. 지금은 폐지된 ‘이동사슴 사격’이란 종목에 출전했던 스웨덴의 오스카 스완 가족이 주인공. 오스카 스완은 지난 1908년 런던 올림픽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딴 것을 시작으로 1920년 앤트워프대회를 마칠 때까지 금메달 3, 은메달 1,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아들 알프레드 스완도 같은 종목에서 금 3, 은 3, 동 3개를 땄다. 아버지 오스카는 특히 마지막 메달을 획득했을 때의 나이가 72세에 달해 아직도 ‘세계 최고령 메달리스트’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1924년 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의 해럴드 오스본은 1928년 암스텔담 여자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인 캐나다의 에켈 캐더우드와 훗날 백년가약을 맺었다. 오스본은 28년 올림픽에서는 메달획득에 실패했지만 대회도중 캐더우드와의 약혼사실을 발표, “메달을 따러 올림픽에 온 것인지 청첩장을 돌리러 온 것인지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주변의 농담 섞인 핀잔을 들어야 했다.
[준]
7세 쌍둥이부터 히잡 소녀까지…국무총리배 세계바둑 여자 선수 5명 눈길
온라인 기사 ( 2024.10.01 2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