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배고픈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에 있고 목마른 자에게 물을 마시게 하는 것보다 더 값진 일이 어디 있겠어요?”
최상용 선교사는 필리핀 타클로반 태풍피해 지역에서 1년 3개월간의 밥퍼 봉사활동을 하던 중 다리에 중상을 입고 긴급 후송돼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마친 그는 지속적인 사역과 텐트촌 생활급수 시설 설치를 위해 2월말 재난현장으로 다시 들어간다.
최 선교사는 2013년 11월 8일 태풍 하이옌으로 1만2000명이 생명을 잃은 필리핀 타클로반에서 1년 3개월 간 매일 2500명의 어린이들에게 밥을 퍼왔다. 전 세계 NGO들이 타클로반에서 구호활동을 전개했지만 최 선교사의 밥퍼 선교 사역은 산호세, 팔로, 성 페르난도, 리쌀 초등학교, 한국 아라우 부대와 함께 하는 팔로와 타나완의 텐트촌 등 태풍으로 무너진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봉사하는 사역으로 유일했다.
한국 아라우 부대가 밥 공장을 짓고 전기와 물을 공급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밥을 봉사하는 것이 재난지역에서 최우선이지만 최 선교사는 필리핀 현지인들의 심리적 충격을 치유하기 위해 매일 텐트촌을 찾아 그들의 분노와 슬픔을 함께 나눴다.
태풍 최대 피해 지역인 타클로반 산호세 지역 중 산호세 초등학교는 태풍 전 4116명의 어린이들이 학교를 다녔지만 태풍 후에는 3108명만이 돌아왔다. 그 중 123명이 목숨을 잃고 885명의 부모들은 지금도 실종된 자녀들이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최상용 선교사는 생명을 잃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그 부모들을 위해 산호세초등학교 내에 추모공원 `THE GARDEN OF REMEMBRANCE`를 만들었다. 2014년 7월 18일 ABS-CBN방송국, 신문사 기자들, 학부모들과 교사, 어린이들이 NGO들이 함께 모여 추모공원 개원식을 열었고 당일 저녁 뉴스로 보도되자 타클로반은 눈물의 도시로 변했다.
900여 명이 생명을 잃은 팔로 산 호아킨 마을의 산 호아킨초등학교에서는 67명의 어린이와 여교사 한 명이 숨졌다. 그 곳에 추모공원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있어 산 호아킨초등학교 내에 10톤의 돌 3개를 옮기고 40개의 해안 돌과 필리핀인들의 사랑을 받는 짙은 갈색의 쓰러진 마호가니 나무, 100년이 넘은 아카시아 나무로 추모공원을 마련해 현지인들을 위로했다. 추모공원 한 쪽에는 2014년 4월 16일 한국의 세월호 참사를 위로하는 노란색의 글씨와 노란리본이 새겨진 추모비가 새겨져있다.
“지금 이 지역은 생활식수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총 공사비 3000여만원이면 약 1.5Km의 파이프를 깔고 생활식수 시설 설치를 할 수 있습니다. 때때로 생수가 전달되고 물을 정화시키는 알약이 공급되기도 하지만 영상 40도가 넘는 더위에 물이 상한 생수가 전달되기도 하며 지급되는 알약은 일시적인 처방일 뿐입니다.”
최 선교사는 필리핀의 생활식수공급에 동참한다면 3000여명의 어린이들과 가족을 잃어 슬픔에 빠져있는 텐트촌 식구들에게 앞으로 50년간 마실 수 있는 식수를 공급할 수가 있다며 후원의 손길(타클로반선교회 02-579-8361)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최상용 선교사는 지난해 12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15년 위대한 한국인 대상 시상식에서 해외 선교 부문 ‘사회 공헌 복지 대상’을 수상했다.
주성남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