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이 가장 혼란스러울 때가 아마도 자식을 결혼시킨 이후가 될 것이다. 특히 자식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운동 선수의 부모라면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워낙 밀착된 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자식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엄청나게 커진다. 그런 내 아들이 결혼과 동시에 부모로부터 떨어지거나 멀어지려 한다면 마치 자식을 빼앗긴 듯한 허탈감과 소외감을 안게 된다. 이때 자칫 잘못하면 자식과 갈등을 빚게 되고 그 영향이 고스란히 운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결혼과 동시에 아들의 독립된 생활을 인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가장 예민할 수 있는 경제적인 부분도 충분히 논의 끝에 아들에게 맡겨야 한다. 언제까지 부모가 뒤치다꺼리를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건 며느리에 대한 신뢰다. 내가 며느리를 믿지 못하면 며느리도 시부모를 따르지 않는다. 아들과 남은 인생을 함께할 사람이기에 그 존재를 존중하고 인정해 주자. 그래야 운동 선수도 편하고 가정이 화목해진다. 이 부분은 내 경험에서 나온 얘기다.
정리=이영미 기자 bom@ilyo.co.kr
▶ 저작권자© 일요신문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일요신문i는 한국기자협회,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일요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