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잡았다 버린 기자
▲ 송종국(왼쪽),박연수 커플 | ||
송종국의 결혼을 추적했던 A 기자의 얘기는 더 재미있다. 송종국이 결혼했다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던 탓에 방법을 찾던 그는 가족들의 증언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다. 기회를 보고 있다가 송종국이 대표팀에 소집된 어느 날, A 기자는 송종국의 집으로 전화를 걸게 된다. 때마침 송종국의 어머니가 전화를 받았다. 배재고 선배라고 신분을 속인 A 기자는 떠 보는 차원에서 대뜸 ‘송종국의 결혼을 축하한다. 동문회에서 축의금을 전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었다. 그때 송종국 어머니가 예상치 못한 대답을 했다. “어휴, 축의금은 무슨. 결혼식도 조용히 치렀는데요 뭘. 마음만 고맙게 받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너무나 쉽게 송종국이 결혼한 사실을 털어 놓은 어머니에게 감사를 전하고 전화를 끊자마자 기사를 쓰기 시작한 A 기자, 잠시 후 송종국의 형에게 전화를 받는다. 송종국의 어머니가 전화를 끊고선 ‘아차’ 싶어 큰아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집 전화에 뜬 A 기자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던 것. 송종국의 형은 어떻게 신분을 속이면서 취재를 할 수 있느냐고 항의를 했고 만약 결혼 기사가 나갈 경우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밝히기까지 했다. 나중에 대표팀 언론 담당관과 송종국까지 나서서 기사화하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특종 기사를 쓰지 못한 A 기자는 최근 보도된 송종국의 결혼 기사를 접하곤 당시의 일을 떠올리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