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공약 정숙커플, 당선유력 송송커플 눌렀다
총선 결과만큼 승부 예측을 크게 벗어난 결과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실제 사귀었으면 하는 가상 커플을 묻는 질문에서 요즘 대세인 <태양의 후예>의 송송커플(송중기 송혜교)이 JTBC 예능 <최고의 사랑> ‘님과 함께2’의 윤정수 김숙 커플에게 1위 자리를 내준 것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JTBC ‘최고의 사랑’에서 쇼윈도부부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김숙 윤정수 커플. 사진제공=JTBC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구는 ‘가상커플’이었다. ‘실제로 사귀었으면 하는 커플’을 묻는 질문으로 예상 유력 1위는 요즘 대세인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송송커플 송중기와 송혜교였다. 한국은 물론 중국 등 해외까지 강타한 초대박 인기 커플로 극중에서 워낙 달달한 커플의 모습을 선보인 터라 드라마 방영과 함께 실제 열애설까지 제기됐던 터다. 이런 이유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일요신문> 기자들과 연예 외고 필자들이 사전 예측한 당선 유력 후보는 송송커플이었다.
시민들의 스티커 설문 조사 개표 결과는 예측을 벗어났다. 물론 송송커플은 640표를 얻어 36%의 높은 득표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1위가 아닌 2위였다. 1위에 715표를 얻어 41%의 득표율을 기록한 JTBC <최고의 사랑> ‘님과 함께2’의 윤정수 김숙 커플이 선정된 것. 윤정수 김숙 커플 역시 사전 조사에서 2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을 받았던 막강한 인기 커플이긴 하다. 그렇지만 막강 한류스타인 송송커플까지 꺾었다는 것은 다소 의외였다.
명동 길거리에서 스티커 설문조사를 진행할 때 참여한 시민 가운데 배우 최화정의 친언니 부부도 있었다. 이들은 “개인적으로 윤정수, 김숙과 친하다”며 “가까이서 보면 정말 잘 어울리고 진짜 잘됐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며 윤정수 김숙 커플에게 스티커를 붙여줬다. 또한 고교생인 김원지 양(19)은 “윤정수 김숙 커플에게 한 표를 줬는데 워낙 화제의 커플이고 후보들 가운데 가장 리얼하다”고 밝혔다.
최고의 가상 커플 ‘사전예측 1위’ 송혜교 송중기 커플. 사진제공= KBS
아무래도 윤정수 김숙 커플의 1위 등극은 시민들이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질문 자체가 ‘실제로 사귀었으면 하는 커플’인 만큼 인기 커플보다는 실현 가능성 있는 커플에게 스티커 표가 몰린 것. 이들은 “시청률 7% 달성시 결혼하겠다”는 대국민 공약을 내세웠다. 현재 ‘님과 함께2’의 시청률은 3%대 중반이다. 방송을 통해 이들 커플이 워낙 큰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윤정수, 김숙 결혼시키기 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윤정수 김숙 결혼추진위원회’를 만들자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동료 연예인들도 이런 분위기에 가세했다. 만약 결혼이 성사되면 사회는 이휘재, 화동은 이휘재의 쌍둥이 아들 서언 서준 군이 맡게 되며 축가는 알리가 맡을 예정이다. 이들이 직접 윤정수 김숙 커플이 결혼하면 축가 및 사회를 맡겠다고 약속했기 때문. 박수홍은 1억 1000만 원의 축의금을 약속했다. 정확히는 축의금이 아닌 임신 축하금으로 박수홍은 방송에서 “윤정수 소원대로 임신해서 결혼했으면 좋겠다”며 “둘이 결혼하면 제가 김숙에게 1억 1000만 원을 주겠다. 잉태하는 순간 계좌 입금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1, 2위가 41%와 36%의 높은 득표율을 올리면서 다른 커플들은 군소 후보로 전락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의 이진욱 한효주 커플(8%),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박해진 김고은 커플(7%), 영화 <내 머릿 속의 지우개>의 정우성 손예진 커플(5%), tvN 예능 <5일간의 썸머>의 유상무 장도연 커플(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배우가 군인이라면 정말 믿음이 간다’는 질문에 ‘태양의 후예’ 송중기와 진구가 1, 2위에 뽑혔다. 사진제공=KBS
‘이 배우가 군인이라면 정말 믿음이 간다’는 질문에선 <태양의 후예>의 두 특전사 송중기와 진구가 압도적인 표로 1, 2위를 차지했다. 송중기가 585표(42%)로 1위, 진구가 495표(35%)로 2위에 오른 것. 사전 예측에서 1위로 예상된 송중기가 당연히 1위 자리에 올랐으나 스티커 설문 조사 중간 결과에선 진구가 역전에 성공해 잠시 1위에 오를 정도로 막상막하의 접전을 벌였다. 진구의 경우 영화 <연평해전>에서의 군인 모습을 기억하며 군인 역할을 연이어 소화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많은 표를 모으는 데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당선이 유력했던 1, 2위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결과는 3위다. 영화 <연평해전>의 김무열(4%), <실미도>의 설경구(1%), MBC 예능 <일밤> ‘진짜사나이’의 정겨운(1%) 등이 군소 후보로 4~6위를 기록한 가운데 3위 자리에는 유일한 여성 후보인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편에 출연했던 라미란이 차지했다. 230표를 받아 16%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김소리 문화평론가는 “라미란이 워낙 요즘 대세인 까닭에 높은 득표율을 올린 것으로 라미란 열풍의 시작이 바로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이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똑 소리 나게 일 잘할 것 같은 커리어우먼’에는 누가 등극했을까. 사전 예측에선 직장인들의 애환을 그린 tvN 드라마 <미생>을 통해 일 잘하는 ‘신입 여사원’의 전형을 그려낸 강소라의 1위 등극이 점쳐졌지만 실제로는 tvN 드라마 <시그널>의 ‘여형사’ 김혜수가 340표(31%)로 1위에 올랐다. 강소라는 305표(28%)로 아슬아슬하게 2위에 머물렀다. 아무래도 <미생>은 이미 방영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데 반해 <시그널>은 최근 종영했다는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똑 소리 나게 일 잘할 것 같은 커리어우먼’에는 ‘시그널’ 여형사 김혜수가 1위에 올랐다. 사진제공=tvN
반면 사전 예측에서 빅3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혜리는 50표(5%)를 얻으며 5위에 머물렀다. 극중에서 ‘스튜어디스’ 역할로 출연했지만 출퇴근 하는 모습만 그려졌을 뿐 실제로 근무하는 모습은 거의 드라마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PD로 변신했던 KBS 드라마 <프로듀사>의 공효진이 200표(19%)로 3위, 기자 역할을 소화한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의 박보영이 165표(15%)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티커 설문조사에 참여한 남궁도혁 씨(20)는 “영화에서 박보영이 병원에 숨어 들어가 인터뷰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며 박보영의 연기를 칭찬했다.
‘이 배우가 변호사라면 당장 선임한다’는 질문에서도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애초 사전예측에선 요즘 잘나가는 KBS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박신양이 1위 후보로 예측됐다. 그렇지만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145표(17%)를 받는 데 그치며 3위에 올랐다. 1000만 관객 영화인 <변호인>의 송강호가 260표(30%)를 받으며 2위에 올랐다. 2013년에 개봉한 영화 <변호인>의 송강호가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박신양보다 많은 표를 받았다는 점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만큼 송강호의 ‘사람 냄새 나는 변호사’ 역할이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배우가 변호사라면 당장 선임한다’는 질문에선 의외로 ‘그것이 알고 싶다’의 MC 김상중이 1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SBS
대망의 1위는 김상중이 차지했다. 김상중은 MBC 드라마 <개과천선>에서 로펌 대표 역할을 소화했으니 변호사 역할을 소화한 경험이 있는 배우이긴 하다. 그렇지만 이번 스티커 설문조사에는 <개과천선> 소속이 아닌 SBS 교양 <그것이 알고 싶다>의 MC 소속으로 출마해서 350표를 받아 40%의 높은 지지율로 1위 자리에 올랐다.
교양 프로그램이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배우인 김상중의 대표 출연작 가운데 하나다. 교양 프로그램임에도 김상중은 유행어까지 만들었을 만큼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변호사 역할은 아니지만 딱 떨어지는 수트 핏에 냉철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MC의 모습에서 많은 시민들이 능력있는 변호사의 이미지를 본 듯하다. 이 외에도 영화 <성난 변호사>의 이선균이 80표(9%), MBC 드라마 <하얀거탑>의 장현성이 30표(3%), 영화 <부러진 화살>의 박원상이 5표(0.1%)로 그 뒤를 이었다.
특별취재팀=유시혁 문상현 최영지 김경민 박형민 기자
3년 지났지만 여전히 정웅인이 가장 무섭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장 빛나는 캐릭터는 대부분 주인공이다. 또한 주인공 캐릭터의 직업이 그 중심이 되기 마련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군인과 의사가 화제가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의학드라마에선 의사가, 법정 드라마에선 변호사가 중심이 된다. 그렇지만 주인공만큼이나 확연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악역이다. 특히 섬뜩하게 느껴질 만큼 무시무시한 악역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조연들은 곧바로 연기파 배우로 발돋움하곤 한다. ‘밤길에 만나면 무서울 것 같은 악역 배우’를 묻는 질문에선 과연 누가 1등을 차지했을까. 2013년 방영된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강렬한 악역을 소화한 정웅인이 지난 몇 년 새 가장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스티커 설문조사에서도 305표(33%)를 얻어 당당히 1위 자리에 올랐다. 워낙 당시 악역 연기가 섬뜩했던 만큼 정웅인은 사전 예측에서도 1위로 예상됐었다. 최고의 악역으로 손꼽힌 ‘너의 목소리가 들려’ 정웅인. 사진제공=SBS 2위는 245표(26%)를 받은 영화 <이웃사람>의 김성균이 차지했다. 드라마에선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정웅인이 2013년 이후 꾸준히 최고의 악역으로 손꼽혔다면 영화에선 <이웃사람>의 김성균이 2012년 이후 지금까지 최고로 손꼽히고 있다. 3위는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최무성으로 190표(21%)를 받았다. 김성균과 최무성은 최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란히 출연했는데 악역과는 상반된 캐릭터를 소화했다. 김성균은 코믹한 아버지, 최무성은 묵묵히 자상한 아버지 역할을 소화한 것. 지금은 두 배우 모두 악역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미지의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사실은 둘 다 대한민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악역 연기를 선보인 연기파 배우들이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시그널>의 이상엽이 85표(9%)를 받아 4위에 오르며 새롭게 발돋움한 악역 배우로 이름을 올렸다. 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