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텃밭 가꾸기 통한 마음치유 효과
- 상담사 1명과 도시농업전문가 1명 투입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우울증을 앓고 있는 김 아무개씨는 지인의 소개로 이달 초부터 구청에서 운영하는 ‘힐링텃밭 상담실’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엔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상담받는다는 게 어색했지만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과 텃밭을 가꾸면서 서로 고민을 나누다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금천구(구청장 차성수)에서 지역주민의 마음건강 증진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힐링텃밭 상담실’이 호응을 얻고 있다.
▲독산1동 주공13단지에 마련된 힐링텃밭
구는 지난 3월 30일 독산1동 주공13단지와 힐링텃밭 조성을 위한 협약을 맺고 4월 초부터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마음 치유가 필요한 지역 주민 12명이 참여해 지난 4월 4일과 16일 상담을 진행했다. 132㎡ 규모의 텃밭에 상추, 감자, 꽃 등을 심으며, 이웃과 인사하고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힐링텃밭 상담실 운영을 위해 전문 상담사 1명과 도시농업전문가 1명 등이 투입됐다.
금천구 관계자는 “아파트 내 유휴화단을 개척해 주거환경개선과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힐링 공간을 마련했다”며 “상담실이라고 해서 상담사와 단둘이 있는 딱딱한 공간이 아니다.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이웃들끼리 자연스럽게 만나 텃밭을 가꾸며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시흥계곡에 마련한 상자텃밭
힐링텃밭 상담실은 지난해 구청에서 운영하는 주말농장을 분양받아 시범 운영한 바 있으며, 참여자 반응이 좋아 올해부터는 시흥동 시흥계곡과 독산1동 주공13단지에 확대 운영하게 됐다. 시흥계곡에는 48개의 텃밭상자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으며 월 2회 2시간씩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 참여자들은 상담시간 외에도 텃밭을 가꾸기 위해 수시로 방문하며 이웃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어려움을 위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윤화 건강증진과장은 “대상자들이 동네 텃밭에서 꽃과 채소를 가꾸며 이웃과의 소통을 통해 이웃사랑, 생명존중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지역주민의 마음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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