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다섯 번째부터 김기남 주 동티모르 한국대사, 아나이사벨라 수아레스 동티모르 보건부 차관, 강형철 코이카 현지 소장, 이스마엘 동티모르 국립보건원 원장.
[서울=일요신문]박창식 기자= 대한결핵협회(회장 경만호)는 지난달 29일 코이카의 지원으로 동티모르에서 국립표준결핵검사실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김기남 주 동티모르 한국대사, 아나이사벨라 수아레스 동티모르 보건부 차관, 강형철 코이카 현지 소장, 라제쉬 WHO 동티모르 대표, 이스마엘 동티모르 국립보건원장, 각국의 NGO 단체장 등 약 250여 명이 참석했다.
대한결핵협회는 2013년 12월 코이카로부터 총 사업비 210만 달러를 지원받아 동티모르 결핵 진단 및 관리역량강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4년 11월 동티모르 전국 보건소 결핵검사자 70여 명을 대상으로 진단교육을 실시하고 2015년 4월 동티모르 결핵관련 중앙실무담당자 6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의 선진 결핵사업을 견학토록 했다. 2015년 9월에는 전국 보건소의 결핵환자 관리자 70여 명을 대상으로 국가결핵관리 교육을 실시했다.
동티모르 표준결핵검사실은 2015년 3월 23일 착공해 약 1년 만에 완공됐다. 건물은 연면적 445㎡의 2층 규모로 1층에는 사무실, 회의실, 창고, 기계실이 있고 2층은 일반검사실과 고위험검사실로 구성돼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 자료에 따르면 동티모르는 2013년도 인구 113만 명 중, 결핵환자 9천 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인구의 약 0.8%로 동남아시아 다른 주변국가의 4배가 넘는 수치이다.
동티모르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이주노동자의 경우, 2015년 한국으로 파견된 노동자 418명 중에서 결핵환자로 판정된 사람은 9명으로 2%가 넘는 수준이다. 이는 실제 결핵환자가 세계보건기구 발표보다 더 많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현재 동티모르의 결핵 진단은 주로 현미경검사에 의존하고 있으며 소수만이 엑스레이 검진을 시행하고 나머지는 문진을 통해 진단하고 있다. 결핵의 진단 및 치료에 중요한 배양 및 감수성검사는 실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검체를 외국으로 보내 검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표준결핵검사실 완공을 계기로 기존의 현미경검사를 포함한 결핵균 배양검사, 약제감수성검사, 균동정검사, 분자생물학검사 등 결핵진단에 필요한 모든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기반이 동티모르에 마련됐다. 특히 약제 내성균 진단에 필수적인 감수성검사는 생물안전도 수준 3등급 실험실에서 실시해야 하는데 신축 건물은 이러한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어 동티모르에서 결핵 검사에 필요한 모든 검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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