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농 최규동 선생. 사진=성주군 제공
[성주=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성주군은 성주 출신이자 서울대 초대 총장인 백농 최규동 선생을 기리는 행사가 오는 5일 가천면 묘소에서 200여명의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중동중·고등학교 총동문회가 주관해 5일부터 10일까지 5일 간 중동개교 110주년 기념식 일환으로 개최되며, 묘소에서 제사 및 안전기원제를 시작으로 고인의 생가에서 운영했던 서울 중동고등학교까지 384.57km를 이어달리는 릴레이 마라톤 행사로 열린다.
‘백농 마라톤대회’는 1일차 선생의 생가인 가천면 창천리에서 출발해 2일차 낙동강 10경, 3일차 충주세계무술공원, 4일차 양평역 경의중앙선 출발 → 중동학교 옛터 도착, 5일차 중동학교 옛터 출발 → 중동고등학교 도착 예정이다.
1882년 성주군 가천면 창천동에서 태어난 백농 최규동선생은 일제 강점기 헌신적인 교육자이자 민족계몽의 선구자로 어릴때부터 한학을 섭렵하고, 서울로 올라가 신학문을 배웠다.
일제강점기 민족 청년들을 교육시키겠다는 목표 의식으로 조국과 민족의 부흥·발전을 이끄는 것은 ‘교육의 힘’이며, 인재를 양성하는 것만이 나라를 찾는 첩경이라는 신념으로 평양 기명학교와 대성학교에서 후학양성에 앞장 서 왔다.
서울로 내려와 야학인 중동학교 교사 시절, 1915년 학교가 조선총독부의 교사(校舍) 부지 몰수와 재정 부족으로 폐교 위기에 처하게 되자, 1918년 어려운 형편에 중동학교를 인수해 초대 교장으로 민족정신과 민족의식을 고취시켜 인재 양성에 전력을 경주했다.
일제의 회유·협박에도 끝까지 창씨 개명을 하지 않고 조선어를 금지하는 일제 탄압 속에서도 우리말 수업을 고수했고, 조회 때마다 분명한 우리말로 훈시하며 청렴한 교육자로서 삶을 실천했다.
1949년 초대 서울대 총장에 취임해 우리나라 최초, 최대의 국립 종합 대학교로서 나라의 지도자급 인재 배출을 위한 영재교육의 전당으로서 면모를 갖추고 기반을 닦았으며, 향교재산위원, 국회선거위원, 법전편찬위원 등을 역임했다.
백농선생은 1950년 6·25전쟁 때 납북돼 평양에서 향년 69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평생을 청빈하게 육영에 전념하면서 단 하나 독립을 위해 민족교육의 선두에 섰던 선생에게 1968년 2월 정부는 문화훈장 대한민국장과 독립유공자로서 건국훈장 국민장을 추서했다.
중동학교 제자로는 김광섭 시인, 계용묵 소설가, 안호상 초대 문교부 장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 등이 있으며, 2013년부터 ‘백농 교육상’을 제정, 사표(師表)가 되는 현직 교사에게 수여하고 있다.
김항곤 군수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어렵고 암울했던 시기에 우리나라 교육의 백년대계와 민족정신 고취를 위해 몸소 실천한 민족지도자가 우리 성주에서 태어난 것에 대해 많은 자긍심을 가진다“며, ”그 숭고한 뜻을 기려 국가와 지역 발전을 위한 미래 인재 양성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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