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민이 직접 만들거나 참여한 영상물 구청 전광판에 표출
- 이달 중 인터넷방송국 누리집 통해 신청, 날짜와 시간 예약 가능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항상 감사하고 어버이날 꼭 찾아뵐께요”
광장 전광판 속에서 한 아르바이트생이 환하게 웃고 있다. 학업과 알바로 바쁜 생활, 속에만 담아 두던 감사의 마음을 부모님께 내비쳤다.
▲ 용산구청 마음을 전하는 전광판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가정의 달을 맞아 사랑하는 이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이색 전광판을 운영한다.
구청 광장에 위치한 대형 전광판은 구정소식이나 주요 정책 등 홍보사항을 끊임없이 내보내고 있다.
구는 이를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 매체로 개선키로 했다.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등 기념일로 가득한 5월 한 달 동안 평소 쑥스러워 표현하지 못했던 구민들의 가슴 속 이야기나 사연들을 속 시원히 전달해 주고자 한다.
특정 기념일이나 특정 시간대로 사전에 접수를 받아 구민이 직접 만들거나 참여한 영상물을 구청 전광판에 표출하는 방식이다.
나이와 국적을 불문하고 가족, 사제, 이웃 간 축하와 격려, 감사를 나누고 싶은 이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어느 여사는 전광판을 통해 “당신한테 사랑한다는 소리 잘 못했어. 사랑한다고 꼭 말하고 싶은데 당신이 너무 멀리 있어서 들릴지 잘 모르겠네. 여보 사랑해요”라고 사별한 남편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한 아이는 “잘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가 엄마, 아빠 말 잘 들을게요. 사랑해요”라며 두 팔로 하트를 그려 광장을 지나는 주민들에게 기분 좋은 웃음을 자아냈다.
▲ 한 아이가 전광판을 통해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접수한 사진이나 글은 20초 내외로, 동영상은 1분 이내로 표출한다. 단 정치적이거나 상업적인 메시지, 욕설․비방․폭언․명예훼손이 포함된 메시지는 자체 필터링을 통해 표출에서 제외한다.
참여를 원하는 구민은 이달 중 용산구청 인터넷방송국 누리집 이벤트 게시판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고 표출 형식도 미리 선택해야 한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일방적으로 구정을 홍보하는 기계식 전광판을 넘어서 구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인간적인 매체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구민과 소통행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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