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책임져야” 줄사퇴 이어질까
전북의 스카우트 차 아무개 씨는 2013년 심판 2명에게 유리한 판정을 부탁하며 5차례에 걸쳐 총 500만 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K리그 통산 4회 우승의 명문 클럽팀 전북이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축구팬들은 ‘과연 전북에서만 이런 일이 있었겠느냐’하는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 이미 지난 2월 프로축구 전·현직 심판 4명이 경남 FC 관계자에게 수백만~수천만 원의 뒷돈을 받았고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터라 앞으로 또 다른 팀에서 이와 비슷한 사건이 터질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의혹과 관련해 최강희 감독은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일이 알려지기 전부터 축구계에 비슷한 소문들이 계속 나돌았었다. 이번 전북 현대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의혹은 검찰에서 서둘러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아무리 조사를 해봐도 더 이상의 증거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심증만 갖고 사건을 풀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구단 스카우트가 혼자만의 판단으로 심판을 만나 돈을 건넨다는 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 그것도 개인 돈으로? 초등학생한테 물어봐도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이다. 그래서 ‘꼬리 자르기’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전북에서 14년 넘게 일한 사람이 어떻게 그런 일을 독단적으로 할 수 있단 말인가. 설령 이번 일이 차 스카우트의 개인 비리로 결론난다고 해도 전북 구단과 최강희 감독은 모든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지난 5월 24일 멜버른 빅토리를 누르고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을 확정지은 후 전북의 이철근 단장과 최강희 감독은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을 통감하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단장과 감독직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북의 자체 조사 결과 차 씨의 개인행동으로 확인됐지만 구단 직원의 빗나간 일탈을 관리, 감독하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이었다. 무엇보다 차 아무개 스카우트는 한때 최강희 감독의 그림자로 소개될 만큼 최 감독과 막역한 관계였다. 최 감독의 근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