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은행·터미널도 털려…방송국 화장실도 안전지대 아니다
최근 각종 성인 콘텐츠가 공유되는 불법 성인사이트에 ‘서울 고속터미널 화장실 몰카’가 떠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신고가 들어가면 삭제되고 또 누군가 다시 올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해당 화장실이 서울 고속터미널 화장실인지 여부는 분명치 않지만 피해 여성들의 경우 얼굴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남녀 공용화장실에서 촬영된 ‘화장실 몰카’ 캡처 화면.
특히 화장실 안에 남성용 소변기와 여성용 변기가 공존하는 남녀 공용화장실은 더욱 위험하다. 호프집이나 술집 등의 화장실은 여전히 남녀 공용화장실이 많고 그만큼 피해 사례도 많다.
더욱 심각한 사례도 많다. 성인콘텐츠 공유 사이트에선 ‘요가학원 화장실’ ‘치과 화장실’ ‘○○증권사 화장실’ 등 장소가 구체적으로 표시된 것들도 있다. 이런 경우 해당 화장실을 사용하는 여성이 특정되기 쉽다. 해당 요가학원이나 치과, 증권사 등의 여직원이나 이곳을 이용하는 여성이 주된 피해자다. 지난해 말에 유포돼 급속도로 확산된 ‘○○증권사 화장실’이 가장 문제가 됐다. ‘○○은행 화장실’이라는 몰카가 유통되기도 했다. 피해 여성들은 증권사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당연히 피해 여성들의 용변 보는 모습과 얼굴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기에 더해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는 터라 가슴의 이름표까지 여과 없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성인콘텐츠 전문가 망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화장실 몰카가 급증하면서 일반적이고 평범한 몰카가 식상해진 네티즌들이 뭔가 더 강력한 것을 원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은행 화장실 몰카가 급증하고 있는 듯하다. 유니폼에 대한 성적 환상을 갖고 있는 남성이 많은 데다 이름까지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거기 등장하는 여성들의 피해가 커질수록 불법 성인 콘텐츠 공유 시장에선 더욱 각광을 받는 콘텐츠가 된다. 심지어 최근에는 여자 고등학교 화장실 몰카까지 등장했다. 은행 직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화장실이나 여자 고등학교 화장실은 일반 남성들이 들어가기 매우 힘든 곳이다. 어떻게 그런 곳에 침투해 몰래 몰카를 설치하는 것인지, 왜 그런 화장실까지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인지 안타까울 때가 많다.”
여성들의 피해가 커질수록 불법 성인 콘텐츠 공유 시장에선 더욱 각광을 받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
이처럼 화장실 몰카 피해가 급증하면서 이에 대비하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몰카탐지기를 구입해서 소지하고 다니거나 아예 공공화장실에 들어갈 땐 마스크를 써서 행여 화장실 몰카에 노출될지라도 얼굴 노출은 피하려 하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그렇지만 화장실 몰카에 대한 대비를 여성들에게 개인적으로 알아서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절실한 대목이다.
한편 연예계에선 방송국 화장실에 대해서도 걱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론 방송국은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제한되고 있는 데다 방송사들이 몰카에 대해 대비책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행여 방송국 화장실까지 뚫린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칠 수밖에 없다. 요즘 몰카족들이 직원 전용 화장실이나 여고 화장실 등 다가가기 힘든 지역까지 진출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방송국 화장실 역시 완벽한 안전지대는 아니다. 실제 일본에선 지난해 걸그룹 노기자카46의 멤버 하시모토 나나미의 화장실 몰카가 공개되기도 했다. 사찰의 화장실은 해우소라 불리는데 그 뜻은 ‘근심을 푸는 곳’ ‘번뇌가 사라지는 곳’ 등이다. 그런데 요즘 화장실은 근심이 쌓이고 번뇌가 생겨나는 공간이 되고 말았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