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마담뚜’ 비밀수첩 20년 만에 공개…누가 떨고 있나
1990년대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할리우드 마담’인 하이디 플라이스(51)의 비밀 수첩이 최근 미 연예주간 <내셔널 인콰이어러>를 통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시한폭탄과도 같이 여겨졌던 이 수첩에는 그동안 플라이스가 거래해왔던 고객들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이 수첩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이유는 바로 플라이스의 고객들이 모두 거물급 인사였다는 데 있다. 1990년대 초 LA에서 매춘업소를 운영하던 플라이스는 스스로도 말했듯이 유명인사들만 상대했으며, 여기에는 배우, 가수, 영화 제작자, 기업가, 정치인 등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명단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플라이스 본인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던 데다, 수첩을 도난당해 행방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20년 동안 종적을 감췄던 수첩의 일부를 단독 입수했다고 말하면서 명단의 일부를 공개했다.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 판도라의 상자 때문에 떨고 있는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할리우드 마담뚜’ 하이디 플라이스가 거래해온 고객 명단이 적힌 수첩 일부가 미국 연예주간지를 통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소문에 따르면 플라이스의 단골 고객들 가운데는 유명 배우를 비롯해 영화 감독, 제작자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으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 대다수가 유부남이었다는 데 있었다. 만일 플라이스가 고객 명단을 공개할 경우 가정이 파탄나는 것은 물론이요, 이미지까지 추락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플라이스가 고객들과의 통화 내용을 녹음해두었다는 소문까지 돌자 할리우드는 더욱 긴장했다.
하지만 플라이스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고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플라이스는 “서로의 동의 하에 이뤄진 성관계였다”고 말하면서 “남자들은 억만장자였고, 여자들은 20대였다. 그들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인들이었다”며 자신의 사업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 실명이 거론됐던 유명인사도 있었다. 바로 찰리 신(51)이었다. 유독 신의 이름만 공개된 것은 체포 당시 플라이스의 지갑 속에 들어있던 신의 명의로 된 여행자 수표 때문이었다. 신은 자신이 플라이스의 고객이었다는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으며, 재판에서도 플라이스를 통해 최소 27회 매춘부를 소개받았다고 증언했다. 또한 매춘부들에게는 화대로 적게는 1500달러(약 177만 원)에서 많게는 3000달러(약 355만 원)를 건넸다고 말했다.
결국 플라이스는 지난 1994년 매춘조직 운영 혐의에 대해, 그리고 2년 후에는 세금 탈루, 돈세탁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21개월 복역한 후 지난 1999년 출소했으며, 그후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거나 TV 방송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이어갔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결코 고객들의 이름을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영국의 TV 쇼진행자인 다비나 맥콜이 고객들의 이름을 밝힐 의향이 있냐고 물었을 때도 플라이스는 “제 스타일이 아닙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녀가 고객들에 대해 밝힌 것이라곤 그들이 얼마나 부자인지, 그리고 얼마나 영향력 있는 파워맨들인가가 전부였다.
2002년 CNN 방송의 래리 킹과의 인터뷰에서 플라이스는 “내가 상대했던 고객들은 세상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들이었다”고 말하는 한편 “돈에 대한 그들의 개념은 나나 당신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들은 블랙잭을 하면서 한 번에 300만 달러(약 35억 원)를 쓰는 사람들이었다”라고 말했다.
실제 고급 매춘업소를 지향했던 플라이스는 부자들의 취향에 맞는 여성들을 엄선해서 소개했으며, 최대한 고객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녀가 이렇게 유명인사들을 고객으로 둘 수 있었던 이유는 ABC 방송국 PD였던 친오빠인 마이클 플라이스 덕분이었다.
사정이 이러니 플라이스의 고객 명단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플라이스는 평소 붉은색 구찌 수첩에 고객들의 이름, 전화번호, 서비스 이용 날짜, 그리고 성적 취향을 적어 놓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판도라의 상자와도 같았던 이 수첩은 플라이스가 체포된 후 분실돼 지난 20년간 행방이 묘연했었다.
그러던 중 2015년 9월,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에 놀라운 물건이 하나 매물로 나와 다시 한 번 할리우드를 바짝 긴장케 만들었다. 다름이 아니라 그동안 행방을 알 수 없었던 플라이스의 바로 그 수첩이었다. ‘rodinf.vcskfkeg’라는 아이디의 이 사용자는 전체 28쪽 분량 가운데 원본 10쪽과 함께 사본 28쪽을 팔겠다고 제안했다. 공개 입찰가는 10만 달러(약 1억 원)였다. 그러면서 익명의 이 입찰자는 “경매가 진행되는 10일 동안 매일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에 할리우드가 다시 한 번 발칵 뒤집혔던 것은 물론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며칠 후 입찰자가 돌연 경매를 취소하면서 자취를 감춰 버렸던 것이다. 이에 한편에서는 플라이스를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다. 혹시 그녀가 돈을 벌기 위해서 꾸민 일 아니냐는 것이었다. 플라이스는 이런 의심에 대해 발끈하면서 “나는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플라이스는 수첩을 훔쳐간 것이 바로 FBI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유인즉, 수첩이 없어진 것이 바로 FBI에서 조사를 받고 있었을 때였으며, 그 때 수첩은 분명히 FBI 증거물 보관실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여러 소식통을 통해 최초로 플라이스의 명단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밝힌 명단에는 조니 뎁, <스타워즈> 감독인 조지 루카스, <플레이보이> 창업자인 휴 헤프너, 록가수인 빌리 아이돌, ‘뉴욕 자이언츠’ 회장이자 영화 제작자인 스티브 티시, 억만장자 스티브 빙,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을 제작한 로버트 에반스, IOS투자회사를 설립한 월스트리트의 거물 버나드 콘펠드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밖에도 ‘마리오’라는 이름만 적혀있는 인물은 미국의 전설적인 카레이서인 마리오 안드레티를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첩을 봤다고 말한 익명의 소식통은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말하면서 “만일 이 명단이 전부 공개된다면 파장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많은 유명인사들의 경력이 끝장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니컬러스 케이지와 숀 펜도 찰리 신과 함께 매춘부를 불러서 종종 파티를 열었다고 말하면서 한 번에 최고 열 명까지 동시에 부른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은 특히 18세의 소녀를 좋아했는데 소녀들이 치어리더 복장을 하고 나타나면 더욱 흥분하곤 했었다. 또한 1980년대 활동했던 익명의 배우는 여자들의 발가락을 핥는 것을 특히 좋아했다. 이밖에도 플라이스의 고객들로는 잭 니컬슨과 ‘롤링스톤스’의 믹 재거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플라이스의 수첩에 이름이 적혀 있다고 해서 모두가 플라이스의 고객이었다고는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름이 거론되는 이상 따가운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분명할 듯싶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특급 스타에 특급 콜걸들 소개…2년 만에 매춘업계 평정 ‘할리우드 마담’이라고 불리면서 1990년대 초반 할리우드를 주름잡았던 하이디 플라이스는 당시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마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다. 그녀 스스로 “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을 갖고 있었다. 이 세상에서 나보다 더 이 일을 잘하는 사람도 없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32세에 세상을 정복했지만 나는 22세 때 정복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정도였다. 플라이스가 처음 매춘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22세 때였다. 당시 50세 연상의 영화감독인 이반 나가와 교제하고 있었던 플라이스는 나가를 통해 ‘마담 알렉스’를 소개받았다. 필리핀계였던 ‘마담 알렉스’는 카리스마 넘치는 포주였으며, 곧 매춘업계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던 플라이스는 일을 배우기 위해서 ‘마담 알렉스’와 손을 잡았다. 잠시 동안 직접 매춘을 나서기도 했지만 곧 ‘마담 알렉스’의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운영을 배웠다. 당시 ‘마담 알렉스’의 가장 큰 고민은 고용하고 있던 매춘부들의 연령이 점차 중년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모두 은퇴를 앞둔 나이였기 때문에 새로운 수혈이 필요했었던 ‘마담 알렉스’는 플라이스에게 젊고 예쁜 여성들을 모집해서 다시 사업을 번창시켜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플라이스는 자신이 알고 있던 젊은 여성들을 모집해왔고, 사업은 곧 다시 번창했다. 플라이스가 운영을 맡기 전에는 월 5만 달러(약 6000만 원)였던 매출이 플라이스가 맡은 후에는 30만 달러(약 3억 5000만 원)로 껑충 뛰었다. 1990년 ‘마담 알렉스’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던 플라이스는 곧 자신의 이름을 건 매춘업소를 오픈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벌어 들였던 그녀는 2년 반 만에 업계 최고가 됐다. 1991년과 1992년에는 사업이 얼마나 번창했는지 일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여성들이 줄을 섰다. 너무 많아서 다 채용하지 못하고 돌려보낼 정도였다. 당시 그녀가 고용했던 매춘부들은 보통 하룻밤에 1500달러(약 180만 원)를 받고 몸을 팔았다. 1993년 경찰의 함정수사에 걸려 체포된 후 매춘업소 운영을 중단했던 그녀는 출소 후 <뚜쟁이> <플레이어의 핸드북> 등 자극적인 제목의 책을 출간하거나 방송 출연을 하면서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섰었다. 2005년에는 네바다주에 여성 전용 매춘업소인 ‘하이디의 스터드팜’을 오픈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