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사장직무 대행 “예산이나 규정 핑계대면 책임 묻고 사표 수리하겠다.”
- 우선 작업자와 시민 안전 최우선으로 하는 재발방지 대책 철저히 이행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서울메트로가 지난 5월 28일 구의역에서 발생한 승강장 안전문 사고와 관련해 임원 및 부서장, 팀장 이상 전 간부가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메트로는 이번 사고를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규정하고 6월 5일 방배동 본사에서 정수영 사장직무 대행이 주관하는 팀장급 이상 긴급간부 대책회의를 소집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직무 대행은 ‘혁명’ 수준의 조직 쇄신방안을 지시하고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소속장이 책임질 것을 약속받았다.
서울메트로는 지난 6월 1일 구의역에서 언론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재발방지 대책이 여론의 설득력을 얻지 못하자 조직 전반에 걸친 혁신 방안을 준비 중에 있다.
정 사장직무 대행은 “예산이나 규정을 핑계로 업무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고 즉시 엄중 문책하고 제출된 사표를 수리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메트로는 우선 작업자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이번 사고의 재발방지 대책이 철저하게 이행되는지 확인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메트로가 관할하는 모든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점검, 정비, 공사 등은 서울메트로 직원이 100% 참석해 현장의 작업 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
특히 승강장 안전문 작업은 서울메트로 전자관리소 직원이 책임자로 입회하고 반드시 작업자 2인이 참여해야 한다. 전자관리소 직원이 함께 오지 않으면 역에서는 마스터키를 넘겨주지 않고 작업 승인도 해주지 않는다.
안전 사고가 잦은 승강기 정비에도 서울메트로 기계사업소 직원이 책임자로 입회하고 작업을 알리는 안전표지판을 설치하지 않으면 역에서 작업 승인을 하지 못한다.
서울메트로는 승강장 안전문 마스터키의 관리 책임이 모호했던 것이 그간 조직 내에 고착화 된 부서 이기주의에서 촉발된 것으로 진단했다. 앞으로는 부서 간 책임 소재가 애매한 업무에 대해 확실히 정, 부를 가리고 사고가 발생하면 관련된 모든 부서에 책임을 묻고 처벌할 방침이다.
정수영 사장직무 대행은 “간부들이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예외 없이 사표를 수리할 것이다.”라며 “다만 시민의 안전이나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통상적 업무 처리가 늦어지거나 열차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로 책임을 묻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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